빛은 어디에서 오는가 ①

밴쿠버 · 철과 유리 사이를 걷다

by Mansongyee

빛은 어디에서 오는가

리마이에서 본 이누이트 작품이
나를 이곳까지 데려왔다.



North Vancouver
그중에서도 바닷가 아래쪽,
사람들이 LoLo라 부르는 Lower Lonsdale.


한때 거대한 배를 만들던 자리.
지금은 유리 건물이 햇빛을 받아 반짝인다.


나는 The Shipyards District에 잠시 섰다.
녹슨 철 구조물은 그대로 남아 있고
그 아래에서는 사람들이 음악을 듣고
아이들이 뛰어다닌다.


엔진의 소리가 멈춘 자리에
사람의 숨이 들어왔다.


바다 쪽으로 걸음을 옮겨
700피트 길이의 The Pier를 걸었다.


한때 배를 밀어내던 자리에서
이제는 사람들이 바다를 향해

천천히 걸음을 민다.


물 위에 떠 있는 다운타운의 스카이라인이
유리처럼 빛났다.


조금 더 걷다 보니
해안을 따라 이어지는 Spirit Trail이 나타났다.
도시를 통과하지만
도시의 속도와는 다른 리듬을 가진 길이다.


새로 세워지는 콘도와
오래된 바다가
같은 빛을 받고 있었다.


그리고 노란 외관과 시계탑이 보였다.

Lonsdale Quay Market.
“퀘이에서 만나자”라는 말은
그 시계 아래를 뜻한다고 했다.
바닷바람 속에서도
시계는 묵묵히 시간을 세고 있었다.

나는 생각했다.

이곳은
산업의 기억 위에
일상의 시간이 겹쳐진 동네라고.


빠르게 자라는 것과
천천히 남아 있는 것이
같은 바람을 맞는 자리.


그리고 나는
문 손잡이에 잠시 손을 얹었다.
안의 공기가 궁금해졌다.

목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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