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장. 레인보우 케이크 이야기

10-2. 레인보우 케이크의 교실2

by MoA

10-2. 레인보우 케이크의 교실2


레인보우 케이크는 학교에 있는 시간보다는 학교 가는 길을 좋아한다. 등굣길에 있는 나무들을 보면서 계절의 변화를 느끼는 것이 좋다. 새소리도 좋고, 곤충도 좋다. 특히 개미를 보는 걸 좋아한다. 개미는 작다. 하지만 개미의 세상은 크다. 개미들이 움직이고 있는 걸 가만히 쳐다보고 있으면 개미의 세상이 느껴진다. 뭐가 그리 바쁜지 쉬지도 않고 움직인다. 자기 몸보다 훨씬 무거운 과자 부스러기를 옮기는 모습은 경외롭기까지 하다.


등굣길에서 내가 가장 좋아하는 곳은 정문 앞의 커다란 나무와 신발을 갈아신는 현관에 있는 작은 나무 사이이다. 그 작은 나무 사이에는 개미나 메뚜기, 벌 등 다양한 곤충들을 자주 볼 수 있다. 오늘은 운이 좋게 메뚜기를 봤다. 다른 친구들은 소리를 지르며 피하기 바쁘다. 나는 뚜벅뚜벅 걸어가 메뚜기를 잡았다. 그리고 사람이 잘 다니지 않는 곳에 풀어 주었다.


방학 때는 종종 시골에 있는 할머니 댁에 가서 시간을 보내곤 했다. 그곳은 마음의 안식을 주는 곳이다. 평상에 누워서 구름이 흘러가는 것을 보기도 했고, 할머니 댁 근처에 피어 있는 꽃이나 나무를 보기도 했다. 할머니는 신기하게도 비슷비슷한 나무나 풀을 다 구별하시고, 한 번씩 알려주시기도 한다.


하늘을 보시던 할머니가 오후에 비가 올 것 같다며 빨래를 걷어야 한다고 말씀하셨다. 빨래를 같이 걷으면서 할머니께 하늘이 맑은데 비가 오는 걸 어떻게 아냐고 여쭤보니 저런 모양의 구름이 보이면 오후에 비가 온다고 말씀하셨다.


개울가에서 놀고 있었던 어느 날이었다. 개울가에 엄청 큰 개구리가 앉아 있었다. 다른 개구리들은 사람이 다가가면 도망가기 바쁜데 이 개구리는 나를 가만히 뚫어져라 쳐다보고 있었다. 그다음 날에도 같은 개구리를 보았다. 그 커다란 개구리가 풀 속에서 뱀을 먹고 있었다. 자연 속에는 내가 알지 못하는 어떤 법칙들이 있는 것 같다. 그냥 관찰하고 있으면 그런 순간이 한 번씩 내게 말을 걸어올 때가 있다. 개구리가 뱀을 먹기도 하고, 뱀이 개구리를 먹기도 하고, 그렇게 서로의 양분이 되어 주는 것을 보면 신기하게 느껴질 때가 있다.


그렇게 방학을 지나, 레인보우 케이크는 다시 교실로 돌아온다. 레인보우 케이크는 여러 색으로 만들어졌다. 각각은 말로 설명하기 어려운 색들이었지만, 함께 쌓이면서 나만의 색깔을 찾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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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 속에는 내가 알지 못하는 어떤 법칙들이 있는 것 같다. 그냥 관찰하고 있으면 그런 순간이 한 번씩 내게 말을 걸어올 때가 있다.


부마안 TIP — 모든 지식이 칠판 위에서만 증명되지는 않아. 어떤 지식은 교실 밖에서 자라나기도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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