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장. 레인보우 케이크 이야기

10-1. 레인보우 케이크의 교실1

by MoA

Part 3. 배움과 성장을 둘러싼 마음의 구조

10-1. 레인보우 케이크의 교실1


레인보우 케이크는 좀 이상한 친구이다. 잘 아는 것 같은데도 잘 모르는 것 같고, 똑똑한 것 같은데도 가끔 엉뚱한 이야기를 한다. 특별히 친한 친구는 없지만, 나랑 가장 많이 이야기를 한다. 나랑 함께 이야기를 하다가도 한 번씩은, 꼭 다른 세상에 가 있는 것 같다.


수업 시간에 먹이사슬 이야기가 나왔다. 선생님은 누가 누구를 먹는지 순서대로 말해보라고 했다. 레인보우 케이크는 교과서에 줄까지 그어 가며 필기를 해 두었지만 막상 불리자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쉬는 시간에 왜 대답을 안 했냐고 물어보니 나지막한 목소리로 “뱀을 먹는 개구리를 본 적이 있어.”라고 말했다.


오늘은 체육 시간이었다. 날씨가 너무 더울 땐 별로 나가고 싶진 않지만 이렇게 한 번씩 교실 밖을 나갈 수 있어서 기분 전환이 된다. 레인보우 케이크는 항상 운동장에 제일 늦게 나온다. 현관에서 운동화를 갈아신으면서 계속 주변을 살핀다. 오늘은 지나가는 개미를 한참 쳐다보더니 또 늦게 나왔다고 선생님께 한 소리를 들었다. 개미를 보는 게 뭐가 그렇게 재미있나 모르겠다.


등교하자마자 레인보우 케이크가 ‘너 우산 가져왔어?’라고 물어보았다. 날씨가 쨍쨍해서 비가 안 올 것 같았는데 점심시간이 지난 후부터는 하늘이 어두컴컴해지기 시작했다. 그러더니 정말 집에 갈 때쯤 되니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했다. 어떻게 알았는지 물어보니 ‘그냥 구름을 보니 비가 올 것 같았어.’라고 말했다.


교실에서는 정답을 빨리 말하는 아이가 똑똑한 아이였다. 레인보우 케이크는 늘 그 기준에서 한 발쯤 비켜 서 있었다. 질문을 받으면 바로 대답하지 않았고, 수업과는 상관없는 것에 자주 시선이 멈췄다. 그래서 늘 한 박자씩 늦는다고만 생각했다. 나는 레인보우 케이크가 무엇을 보고 있는지 잘 알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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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실에서는 정답을 빨리 말하는 아이가 똑똑한 아이였다. 레인보우 케이크는 늘 그 기준에서 한 발쯤 비켜 서 있었다. 질문을 받으면 바로 대답하지 않았고, 수업과는 상관없는 것에 자주 시선이 멈췄다.


부마안 TIP — 한 박자 느린 대답이 꼭 이해가 느리다는 뜻은 아니야. 어쩌면 다른 방향을 보고 있었을지도 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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