납작한 지구를 탈출하는 마케터를 위한 안내서

13화. 제발 '운'에 맡기지 마세요. 마케팅은 도박이 아닙니다.

by 김보영

13화. 제발 '운'에 맡기지 마세요. 마케팅은 도박이 아니라 '인력(引力)'입니다.


고객들이 스스로 북적거리는 '생태계'를 만들어야 한다고 했더니, 누군가 묻는다.

"좋은 건 알겠는데, 그래서 그 사람들이 왜 우리한테 붙어있냐고요. 우리가 꿀단지도 아니고."

정답이다. '꿀단지'가 되어야 한다. 좀 더 정확히 말하면 '끌어당기는 힘(Gravity)'이 있어야 한다는 소리다.

많은 마케터가 착각한다. 브랜드가 좀 '힙'해지거나 로고를 예쁘게 바꾸면 저절로 매력이 생겨서 고객이 모일 거라고.


꿈 깨라. 그런 마법은 동화 속에나 있다. 현실 비즈니스에는 없다.


우리가 고객을 끌어당기지 못하는 이유는 복잡한 수식 때문이 아니다. 아주 상식적인 두 가지 조건을 갖추지 못했기 때문이다.


1. 무게감(Mass): 당신의 브랜드는 속이 꽉 찼는가?


지구는 당기는 힘이 세고, 달은 약하다. 이유는 간단하다. 지구가 더 무겁기 때문이다.

브랜드도 똑같다. '밀도'가 높아야 당기는 힘이 생긴다.


겉만 번지르르한 광고나 카피? 그건 속이 텅 빈 풍선이다. 잠깐 시선을 끌 순 있어도, 고객을 묶어둘 순 없다.

읽다 보면 시간 가는 줄 모르는 양질의 콘텐츠, 다른 곳에선 절대 경험할 수 없는 독보적인 서비스, 오랜 시간 지켜온 약속과 철학. 이런 '진짜배기'들이 차곡차곡 쌓여 브랜드의 질량을 만든다. 이게 없으면 당신의 브랜드는 그냥 '가스 행성'이다. 덩치만 컸지, 고객이 발을 디디면 쑥 빠져버리는 허탕인 거다.


2. 친밀감(Closeness): 당신은 고객의 궤도 안에 있는가?


아무리 무거운 태양이라도, 너무 멀리 있으면 따뜻함을 느낄 수 없다.

브랜드가 아무리 훌륭해도 고객의 삶에서 너무 멀리 떨어져 있으면 중력이 닿지 않는다.

일 년에 한 번 "세일합니다!"라고 문자 보낼 때만 나타나는 브랜드? 고객 입장에선 저 멀리 있는 안드로메다일 뿐이다.


뉴스레터든, 인스타든, 유튜브든 고객이 머무는 궤도 근처에서 매일매일 얼굴을 비춰야 한다. "나 여기 있어, 필요할 때 언제든 말해"라고 끊임없이 신호를 보내 심리적 거리를 좁혀야 한다.

'눈에서 멀어지면 마음에서도 멀어진다'는 건 단순한 속담이 아니라 과학이다.


자, 이제 가슴에 손을 얹고 생각해보자.

혹시 당신은 '속(밀도)'도 비어있으면서, 고객과의 '거리(빈도)'는 먼 상태로, "제발 고객이 왔으면 좋겠다"고 하늘만 바라보고 있지는 않나?


그건 마케팅 전략이 아니라 '기도메타'다. 아니, '도박'이다. 운 좋게 로또에 당첨되기만을 기다리는 것과 똑같다.


고객을 억지로 잡아끄는 '멱살잡이(Push)'를 멈추고 싶다면, 방법은 하나뿐이다.

우리 브랜드의 내실을 다져 체급을 키우거나, 고객 곁으로 더 부지런히 다가가거나.


이 단순한 원리를 무시하고 매출이 오르길 기대하는 건, 씨앗도 안 뿌리고 추수 감사절을 기다리는 것과 같다.

그런데 문제가 하나 있다.


"그래, 내실 다지고 자주 보면 힘이 세지는 건 알겠어. 근데 우리 브랜드 힘이 쎈지 약한지 어떻게 알아?"

중력은 눈에 보이지 않는데, 도대체 무슨 수로 잴 건가?


다음 주에는 이 보이지 않는 힘을, 실제 눈에 보이는 데이터로 치환해서 측정하는 방법 CGI(Conversion Gravity Index)를 공개하겠다.


이제 감(Feel) 말고, 숫자(Data)로 증명할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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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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