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년이 온다> 후기
소설을 읽고 울어본 게 거의 처음인 것 같다. 눈물이 흘러 내린 건 아니지만, 읽는 내내 눈시울이 계속 붉어졌다.
한강 작가님이 책 말미에서 밝혔듯, 이 작품은 압도적인 고통 속에서 쓰인 소설이라는 것이 절절히 와닿는다. 몇 달간 외부와의 소통을 끊고 자료 조사와 집필에만 몰두했고, 세 줄을 쓰고 한 시간을 울었던 날들도 있었다고 한다. 이 작품은 단순한 글쓰기가 아니라, 산 자로서 죽은 자에 대한 책임, 그리고 한 민족으로서 역사에 대한 책임을 문장으로 짊어진 결과물처럼 느껴졌다.
책의 구성은 모든 인물이 처음에 함께 등장한 뒤, 시간의 흐름에 따라 각 인물들이 겪게 되는 서사로 나뉘어 전개된다. 특히 작중에서 ‘소년’이라 불리는 동호는 ‘너’라는 호칭으로 불리는데, 이 ‘너’가 어느 순간 나이기도 하고, 우리이기도 하다는 느낌을 준다. 그 점이 이 작품의 몰입감을 더욱 깊게 만든다.
아픈 역사를 다룬 작품인 만큼 잔인하고 신랄한 묘사들이 등장하지만, 그 고통을 표현하는 방식이 한강 작가 특유의 문체를 통해 오히려 아름답게 느껴지는 순간들이 있다. 그로 인해 읽는 내내 감정이 묘하게 흔들린다. 괴롭지만 외면할 수 없고, 아프지만 계속해서 읽게 되는 마음. 그 힘이 이 소설의 본질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당신이 죽은 뒤 장례식을 치르지 못해
내 삶이 장례식이 되었습니다.”
— 『소년이 온다』 중
그 시대를 살아오신 모든 선배님들께 깊은 존경을 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