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왠의 오늘을 들으며,
새벽 4시,
불 꺼진 방 안에서 천장을 가만히 응시한다.
몸은 고단함에 젖어 침대 위에 누워있지만, 머릿속은 여전히 카페에 채워야 할 물품들과 레시피, 그리고 동선을 그리느라 분주하다.
잠을 청하려 눈을 감아도 선명해지는 걱정들 사이로, 이어폰 너머 오왠의 나직한 목소리가 흐른다.
새벽 4시 잠들지가 않아 돌아갈 수 없는 시간들을 생각하곤 해
오늘 밤이 왜 오늘의 나를 괴롭히죠
- 오왠 오늘
이 가사가 유독 날카롭게 박히는 밤이 있다.
매일같이 최선을 다한다고 생각하는데, 하면 할수록 채워지지 않는 빈틈만 선명해진다.
스스로 정해둔 오픈 날짜는 하루하루 다가오고, ‘과연 완벽하게 문을 열 수 있을까’ 하는 불안감이 파도처럼 밀려온다. 그 막막함 끝에 문득, 오래전 이 노래를 함께 들었던 스물넷의 내가 떠올랐다.
군 전역 후 복학했던 시절,
나를 기다리고 있던 건 생소한 전기공학 전공 수업들이었다.
벅찬 진도를 따라가느라 매일 밤을 하얗게 지새우며 자책하던 그때,
내 이어폰에서는 항상 이 노래가 흘러나왔다. 그때의 밤도 지금처럼 길고 괴로웠다.
하지만 돌아보면 인생에는 분명한 사이클이 있다.
평온했다가도 거센 폭풍우를 만나고, 다시 그 비바람을 뚫고 빛을 향해 나아가는 과정의 반복.
도저히 따라가지 못할 것 같아 밤을 설치게 했던 그 전공 수업에서 결국 A학점을 받아내며 증명해냈던 것처럼, 오늘의 이 불안 또한 결국 나를 성장시킬 동력임을 안다.
지금 이 새벽,
나를 괴롭히는 이 치열한 고민들은 훗날 다시 돌아올 또 다른 사이클에서 꺼내 볼 소중한 훈장이 될 것이다.
"그때 참 뜨거웠지"라며 웃으며 회상할 미래의 나를 위해, 꺼지지 않는 머릿속 고민 스위치들을 기꺼이 켜두려고 한다.
오늘 밤이 나를 괴롭히는 이유는, 내가 그만큼 내일을 잘 살아내고 싶어 하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결국 이겨낼 것을 알기에, 나는 다시 무거운 눈꺼풀을 들어 올린다.
오늘의 나도, 내일의 카페도, 우리는 결국 다시 높이 날아오를 테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