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실함이 선을 넘는 순간

"아리스토 텔레스의 조언에 따른 선을 넘지 않는 삶"

by 장재덕

아리스토텔레스, 중용


나는 오랫동안 성실한 사람이 되고 싶었다.

맡은 일은 끝까지 하고,
대충 넘기지 않는 쪽을 선택해 왔다.

그래서 바쁠수록 오히려 안심했다.
힘들어도 괜찮았다.
이건 게으름이 아니라 성실함이라고

믿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어느 날부터
이상한 피로가 쌓이기 시작했다.

해야 할 일이 많아서가 아니라
이미 충분한 일까지

끝까지 붙잡고 있었기 때문이다.

누가 시킨 것도 아닌데
“이 정도는 해야지.” “여기까지는 해 둬야지.”
하는 말이 내 안에서 먼저 나왔다.

그 말은 겉으로는 단단했지만
사실은 나를 몰아붙이는 기준이었다.


아리스토 텔레스가 말한 중용은
적당히 하라는 뜻이 아니다.
이성에 따라 나에게 맞는 지점을

선택하는 태도다.


나는 부족함을 경계한다고 말하면서
지나침은 미덕처럼 여겨 온 건 아닐까.

성실함은 끝까지 가는 힘이 아니라
멈출 자리를 아는 힘인지도 모른다.

다 끝내지 않아도 괜찮은 날이 있고,
조금 남겨 두어도 무너지지 않는 일이 있다.


그날 이후 나는 묻는다.
지금 이건 책임감인가, 아니면 성실함이라는

이름으로 나를 몰아세우는 습관인가.

열심히 했는데도 마음이 무겁다면
아마 선을 조금 넘은 날일지 모른다.


오늘은
성실했는지를 묻기보다 지나치지는 않았는지를
조용히 돌아본다.


아리스토 텔레스의 말과 사상에 대한 보다

자세한 내용은 **「선을 넘지 않는 삶 1」**에서

따로 정리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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