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보르작<어머니가 가르쳐 준 노래>
“언제 다 커?”
“나도 아직 들 컸쩡!”
요사이 남편과 투닥투닥 하며 자주 따라 하는 드라마 속 대사다.
나이는 반백이 넘었지만 내 안에서 자라지 못한 어린아이, 사춘기 소녀, 미성숙한 여인을 여전히 키우고 있다. 세월이 흐른다고 외모와 내면이 똑같이 자라지는 않는다. 속은 아직 왜 그다지도 어린지.
제일 먼저 나를 키워준 존재는 가족이다.
부모님은 나를 낳아서 사회에 일원으로 자라 잡을 수 있도록 올곧게 키워주셨다. 함께 의지할 수 있는 언니, 오빠도 낳아 주셨다.
부모님은 일제강점기에 태어나 어머니는 한창 경제개발이 시작되던 때 먼저 세상을 떠나셨고, 아버지는 선진국이 된 대한민국에서 돌아가셨다. 식민지, 전쟁, 독재, 가난, 경제개발을 거치며 생존 자체가 업적인 혹독한 시대를 살아가며 일곱 남매를 키우셨다. 대단한 일을 해낸 평범한 부모님이다.
나에게 세상을 살아가는데 가장 기반이 되는 가치관, 도덕도 심어 주셨다.
부모님도 완벽하진 않기에 사랑과 더불어 마음에 생채기를 함께 받았다. 풍요로움과 빈약함도 같이 주셨다.
언니, 오빠도 나를 키웠다. 알게 모르게 사랑과 미움을, 위안과 상처도 같이 주고받았다.
그런 가족은 나에게 온 우주였다. 그 우주 속에서 나는 몸과 마음이 자랐다.
세상을 살아가는 데 필요한 터가 잡혔다.
*안토닌 드보르자크 연가곡 집 <집시의 노래> 중 ‘어머니가 가르쳐주신 노래’ op. 55 no. 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