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스타코비치의 <버라이어티 오케스트라를 위한 모음곡 중 7곡 왈츠 2번>
에어컨도 히터도 필요 없는 초여름 어스름 저녁에 퇴근길에 차 창문을 내리면 상쾌한 공기가 들어온다.
춥지 않고 서늘한 공기를 뺨으로 느낄 수 있는 늦가을 아침 출근길도 좋다.
그런 공기를 느낄 수 있는 날은 특별한 일이나 즐거운 일이 없어도 손가락이 가벼운 리듬으로 핸들을 두드린다.
그럴 때 차 오디오나 라디오에서 쇼스타코비치의 <버라이어티 오케스트라를 위한 모음곡 중 7곡 왈츠 2번>이 흘러나오면 기분이 붕붕 떠서 하늘을 나른다.
빨간 신호에 걸려 멈춰 있을 때 혼자 느끼기 아까워 괜스레 볼륨을 약간 올리고 차창을 내린다.
시끄러울 정도로 볼륨을 높이고 음악을 틀어대며 지나가는 차를 보면 눈살을 찌푸렸는데 말이다.
혼자서만 느끼는 기분일 텐데 음악에 취해 기분에 취해 주책스럽게 호들갑을 떠는 아줌마의 모습이 못내 민망해서 차창을 닫는다.
하지만 매번 비슷한 상황이 생기면 또 같은 행동을 반복한다.
작은 차에서 웃기도 하고 울기도 하고 감동도 하면서 혼자 음악을 듣고 즐길 수 있어 행복했다.
작고 빨간 경차는 이미 떠나보냈다.
차가 바뀌어도 음악을 들을 수 있는 시간이 소중하다.
앞으로도 나만의 음악실은 계속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