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은 너무 쉽게 잡힌다

by YJ

카페는 늘 그 시간에 사람들이 찼다.
엄마들은 커피 잔을 앞에 두고 앉아 있었다.
아이들 이야기는 늘 비슷한 데서 맴돌았다.


열이 났다, 어디 학원이 좋다, 어젯밤 잠을 안 잤다.


그러다 한 엄마가 조용히 말했다.


“관리실 아저씨가 그러시더라.”


말이 낮아지자, 공기도 같이 낮아졌다.


“어제 단지 안에서 애들한테 말 거는 사람이 있었대.”


서한이 엄마가 고개를 들었다.


“말을 걸었다고?”

“응. 집이 어디냐고 묻고, 유치원도 물어보고.”


컵을 들었다가, 다시 내려놓았다.


“수위 아저씨가 따라갔다더라.
그냥… 좀 이상해서.”


누군가는 혀를 찼고, 누군가는 “요즘 무섭다”는 말을 했다.


서한이 엄마는 대답하지 않았다.
무서운 말이라서가 아니라, 아이 손을 잡는 장면이 떠올랐기 때문이었다.


손은 너무 쉽게 잡힌다.


하굣길이었다.


서한이는 오늘 뛰지 않았다.
가방이 발목에 툭툭 닿았다.


엄마가 손을 내밀자 서한이는 조용히 손을 올렸다.


엄마는 그 손을 잡았다.
생각보다 따뜻했다.


“오늘 뭐 했어?”

“그냥…”


서한이는 걷다가 잠깐 멈췄다.


“엄마.”

“응?”

“어제 있잖아.”


엄마도 멈췄다.


“빨간불에서 멈췄어.”

“왜?”


서한이는 한참 뒤에 말했다.


“병현 삼촌이… 기린 봐야 한다고 했어.”


엄마는 웃었다.
웃는 얼굴을 만들었다.


“그래? 기린이 있었어?”


서한이는 고개를 끄덕였다.


“잘했네.”


엄마는 손을 조금 더 꼭 잡았다.

서한이는 아무 말이 없었다.
엄마도 더 묻지 않았다.


말을 더 하면 무언가 깨질 것 같았다.


바람이 한 번 지나갔다.


엄마는 숨을 들이마셨다.


“서한아.”

“응?”

“모르는 아저씨가 말 걸면… 그냥 대답하지 말자.”


서한이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 말이 누구를 가리키는지 아이도 정확히 몰랐다.
엄마도 알지 못했다.


다만 손은 놓지 않았다.

이전 06화초콜릿