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 특수교육 잔혹동화(손톱 먹은 들쥐)

by 특수교사 호짠

※ 이 이야기는 한 스푼 작가의 경험과 수많은 허구적 창작을 통하여 만들어진 이야기이다.


당신은 동화 '손톱 먹은 들쥐'에 대하여 알고 있는가?

당연히 당신이 알고 있듯이 '쥐가 사람의 손톱을 훔쳐먹고 둔갑하여 일어나는 야이기'로 말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여기 내가 현대판으로 경험한, 그리고 조금 더 끔직한 '손톱 먹은 들쥐' 이야기를 들려주고자 한다.


이것은 대략 6년 전 시골의 작고 귀여운 학교에서 일어났던 감동 실화이다.


새로운 학교에 발령받은 나는, 대부분의 교사가 그렇듯 배정받은 교실을 정리하고 청소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특수학급의 수많은 서랍장을 하나하나 열어볼수록, 나의 감정은 당황, 놀라움에서 경악, 절망으로 변해갔는데, 거의 모든 서랍장들은 이미 '쥐들의 소굴'로 변해있었던 것이다.


특수학급이라고 신경 써서 만들어준 벽면을 가득 채운 서랍장, 뒤편을 가득 채운 옷장 심지어 교사 책상의 서랍장에서도 쥐똥과 털들 등 그들의 흔적이 가득 고여있었다.


이전 담당자가 정리하지 않은 간식은 그들을 살찌우는 양식이 되었고, 구입하고 나누어 주지 않은 양말과 수건 무더기는 겨울을 따스하게 감싸주는 침구 세트가 되었다.


이때 나의 소중한 교실을 빼앗긴 기분은 마치 '손톱 먹은 들쥐'의 자신의 삶을 빼앗긴 도령과 같았으리라.


나는 결국 홀로 마대 자루 8포대에 달하는 쓰레기와 오물을 청소할 수밖에 없었고,

청소를 끝낸 나는 느낄 수 있었다. 이미 쥐와의 전쟁은 시작되었음을...


'손톱 먹은 들쥐'에서는 스님의 도움을 받아 귀여운 고양이를 들고 가서 문제를 해결하지만,

아쉽게도 나에게는 이 문제를 해결하는데 도움을 주는 사람은 없었다.


나의 빼앗긴 삶, 나의 교실을 되찾기 위한 여정이 시작된 것이다.


일단 유튜브를 멘토 삼아 그들의 습성과 대적할 정보들을 학습하였고,

그들이 좋아하는 먹이를 담은 끈끈이를 동선을 예측하여 설치하였다.


차차 한두 마리씩 잡아들여지는 쥐를 보며 특수학급에서의 쥐가 차차 줄어들어감을 느낄 수 있었다.


그러나, 어느 날부터 교무실 책상에 꺼내 놓은 나의 오메가 3가 사라지기 시작하였다.

처음 한두 번은 내가 정신이 없나 보다 생각했으나,

책상 위 귤에 그들이 이빨자국을 선명하게 남겨 놓았을 때 알 수 있었다.


학교의 안전지대라 생각했던 교무실마저도 이미 그들에게 점령당했다는 것을.


이후 쥐와의 전쟁은 1년간 종전 없이 진행되었다.

나중에는 교무실 바닥 밑이나 책장 아래에서 그들의 00가 발견되어 치우기도 하고,

설치한 끈끈이를 밟았지만 힘으로 끈끈이를 뜯어내 탈출한 '용자 쥐'를 발견하기도 하였다.


수많은 시간이 흐르고 마침내, 쥐와의 전쟁은 끝이 났다.

(손톱을 먹지 않은) 들쥐 놈들과 경쟁하여 승리한 것이다.

이후 나의 삶, 나의 교실을 되찾은 나는,

이 학교에서 '손톱 먹은 들쥐''도령'의 앤딩처럼, 행복한 교직 생활을 보내게 된다.


교사 생활을 하면서 이렇게 '나의 삶, 나의 교실' '강탈'당할 것이라고는 생각해 보지 못했다.

상황을 파악한 후에는 교실에 들어가는 것조차 싫었으나, 어쨌든 여러 문제들을 극복한 내가 자랑스럽니다.

물론, '내가 꼭 이 문제를 극복했어야 하는가?'라는 의문이 가끔 떠오르기는 하지만 말이다.


오늘의 잔혹동화 '손톱 먹은 들쥐 이야기'었다.


※ 해당 에페소드는 특수교육의 현실을 친근하게 전달하기 위하여 작성한 글이며,

특정 대상을 희화화하거나 차별하기 위함이 아님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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