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 특수교육 잔혹동화(미녀와 야수)

by 특수교사 호짠

※ 이 이야기는 한 스푼 작가의 경험과 수많은 허구적 창작을 통하여 만들어진 이야기이다.


'미녀와 야수'는 너무나 아름답고 교훈적인 이야기이다.

내면의 아름다움과, 본질의 가치의 중요성에 관하여 한번 더 고민하게 만들고,

어린아이부터 세상에 찌들어 '미녀와 야수'를 잊은 채 하루하루를 근근이 버티던

'어른이들'에게도 다시금 교훈을 줄 수 있는 훌륭한 동화인 것이다.


그러나 오늘은 '미녀와 야수'와 너무나 비슷하지만 '슬프고 또 어려운 이야기'를 해보려 한다.


특수학교에는 많은 장애와 특성을 아이들이 있지만, 간혹 제법의 폭력성을 보이는 아이들이 있다.

이러한 아이들의 이유는 꽤나 다양하다.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을 하기 위해, 하기 싫은 것을 피하기 위해,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단순하게 스스로의 자극을 위해 등등등


다만 이러한 '폭력 적인 행동'들이 '야수'처럼 나타났을 때, 생각보다 교사가 할 수 있는 일은 많지 않다.

폭력에 적극적으로 대항하기 어렵고, 신체적 '제압이나 속박'은 또 다른 문제가 발생할 수 있는 시대가 되었기 때문이다.


특정 학생이 '야수'로 변한다면, '야수'가 되어버린 아이 외에 다른 학생들과 함께 안전한 곳으로 대피하고,

주변의 도움을 요청하는 것이 가장 일반적인 대처 방안이겠으나, 신체적으로 나보다 강하고, 빠른 학생이

'야수'로 돌변하여 나를 때리기 위해 돌진한다면 말처럼 매뉴얼대로 대처하거나 대피하기는 불가능하다.


그리고 너무나 슬프게도 이러한 상황이 내가 있는 곳에 그대로 벌어지고 있었다.


너무나 마음 아프게도, 많은 친구들과 교직원이 피해를 입었고,

너무나 슬프게도 '야수'라 불린 학생은 학교의 민심을 잃어갔다.


'미녀와 야수'에서 마을 사람들이 '야수'를 두려워하듯,

점차 주변의 사람들은 그 학생에 대한 두려움만 커져갔다.


야수의 저주를 풀어주려면 '진실한 사랑'이 필요하다고 하는데,

모두의 두려움이 대상이 되어서는 '진실한 사랑'을 얻어 낼 수 없었다.


그리고 독자분들은 믿지 않겠지만, 어찌어찌하다 보니 내가 '미녀와 야수'의 '미녀'역할을 담당하게 되었다.

'야수'는 나를 너무 좋아했고, 나를 보기 위해 수업시간, 쉬는 시간 상관없이 찾아왔으며,

결국에는 나를 만나기 위해 주변 사람들을 때리기 시작했다.


결국 학교는 나를 '야수'의 폭력성을 잠재울 '미녀'로서 즉 '강화물'로 활용하기로 결정했다.

그리고 '야수'가 나를 만나기 위한 다양한 규칙과, 이를 기록하기 위한 강화판, 강화스티커가 만들어졌다.


나에게는 폭풍과 같은 시간이 지나갔다.

너무나 많은 에피소드가 있었고, 너무나 많은 고민과, 고뇌가 있었다.

그리고 어찌 저지 시간을 흐르고 그 학생은 진급하였고, 나는 이 학교를 떠나는 선택을 하였다.


이제와 시간이 흐르고 성각 하면 내가 과연 '진실한 사랑'을 주었는가?라는 의문이 들기도 한다.

다만 과연 내가 동화에 적힌 무엇인지 모를 '진실한 사랑을'을 주었다면,

그 학생이 왕자로 돌아왔을까?라는의문과 함께 말이다.

그리고 그 의문에 대한 대답은 '잘 모르겠다'이다. 솔직히 '아무것도 모르겠다'.

나의 노력이, 나의 고뇌가 그 학생에게 나에게 도움이 되었는지, 어떤 의미였는지 잘 모르겠다.

다만 이것만은 확실한데, '야수'를 왕자로 돌리기 위해 난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의 최선을 다했다는 사실이다.


나는 최선을 다했기에, 후회는 없다. 다만 '야수'가 언제래도 좋으니,

다시 왕자, 혹은 평민으로라도 돌아와 주길, 잘 지내기를 바라는 마음일 뿐이다.


오늘의 잔혹동화 '미녀와 야수 이야기'었다.


※ 해당 에페소드는 특수교육의 현실을 친근하게 전달하기 위하여 작성한 글이며,

특정 대상을 희화화하거나 차별하기 위함이 아님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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