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 일기
복잡한 현대 사회에서 살아남기 위해
아이들은 어릴 때부터 생존 훈련을 받는다.
다섯 살부터 미술학원, 음악학원, 학습지,
글자 읽기 훈련에 셈 공부까지.
온갖 지식이란 지식은
아이들 등에 차곡차곡 얹힌다.
나는 그런 아이들을
불쌍한 아이들이라고 부른다.
유치원에 입학한 어느 일곱 살 여자아이가 있었다.
자기 마음에 들지 않으면
무조건 집에 가겠다고 했다.
엄마가 보고 싶다며
몇 시간이고 울고 앉아 있곤 했다.
물론 집에서 오냐오냐하며 자랐을 수도 있다.
하지만 유치원이 끝나면
곧바로 미술학원에 가야 한다는 부담이
아이에게는 더 크게 느껴지는 것 같았다.
아이의 입에서는
늘 같은 말이 나왔다.
“언제 집에 가요?”
“늦게 가면 학원 못 가요.”
“집에 가고 싶어요.”
하지만 이 아이가 정말 가고 싶은 곳은
학원이 아니라
엄마가 기다리고 있는 집이었다.
엄마도 유치원에 잘 적응하지 못하는 아이가
걱정스러웠다.
교사의 제안을 받아들여
학원과 학습지를 잠시 멈추고
한동안은 유치원만 다니게 했다.
그리고 여름에는
엄마와 함께 수영을 배우러 다녔다.
지금 그 아이는
자기가 다니고 싶어 한
피아노 학원에 다니고 있다.
아이의 얼굴은
예전보다 훨씬 밝아졌다.
이제는
집에 가고 싶다고,
엄마가 보고 싶다고
울지도 않는다.
여름 내내 햇볕에 그을려
까무잡잡해진 피부.
그리고
반짝반짝 빛나는 작은 눈.
그 눈에
다시 아이의 생기가 돌아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