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 일기
전임지에 출장을 갔다가 정말 뜻밖의 꽃다발을 받았다.
2년 전에 가르쳤던 아이의 어머니께서 내가 오면 전해 달라며 커다란 국화 한 다발을 유치원에 맡겨 두셨다고 했다.
졸업한 아이의 학부모에게서 선물을 받는다는 것도 상상하지 못했던 일이라 순간 얼떨떨했다.
참 고마운 학부모들이었다.
유치원 일도 내 일처럼 여기고 온종일 교실 환경 정리를 도와주시던 분들.
학기 중 전학 간 아이의 부모님이 다음 해 스승의 날에 전화를 걸어와 나를 감격하게 했던, 그 추억의 유치원에서 이렇게 꽃다발까지 준비해 주시다니….
선물보다도 그 정성이 고마웠고, 나를 잊지 않았다는 사실이 무엇보다 고마웠다.
키는 작았지만 목소리는 우렁찼던 아이.
겁은 많았지만 이야기 나누기 시간에는 더 알고 싶어서 이 대답, 저 대답 열심히 손을 들던 아이.
동그란 눈에 짱구머리를 하고 늘 생각이 많던 아이였다.
그 녀석이 지금도 가끔 엄마 앞에서 내 이름을 부른단다.
내 이름을 기억해 주는 고마운 녀석이다.
그 조그만 어깨에 학교 가방이 무거울 텐데….
벌써 2학년이 되었구나. 이제는 제법 형아 티가 나 있을 텐데….
그 아이도, 어머니도 만나지 못한 채 아쉬움만 뒤로 하고 교문을 나설 수밖에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