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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아름다운 실패를 축하합니다

EBS 라디오에서 여러분의 실패담을 기다립니다

by 탄만두


축하받을 수 있는 실패란 무엇일까?


"와, 실패하길 잘했어."

"오히려 좋아."

"실패 안 했으면 어쩔 뻔했어."

"대박, 이러려고 그때 실패했나 보다..."


라고 말할 수 있는 기회가 찾아왔다.


나는 예전부터 <긍정적으로 생각하세요> <웃으면 행복이 와요> 같은 문구에 감흥이 없는 사람 중 한 명이었다. 지금 당장 죽겠는데, 지금 너무너무 힘든데 어떻게 웃겠냐고. '긍정의 힘'은 실패의 감정으로 꼬여버린 인간에게 통하지 않았다. 오히려 이쪽이 더 설득력 있었다.


"지금 이거 주인공 서사라 그래."

"내가 주인공 팔자라 그래."

"위기 없이 다음화로 넘어가는 주인공 봤어?"


인생 전체를 하나의 이야기로 본다면, 지금 겪는 실패도 '스토리상 꼭 필요한 에피소드' 일 수 있다. 그래서 나는 이렇게 생각하는 습관이 생겼다. '겪어야 할 이유가 있나 보지' , '이 실패가 나한테 꼭 필요한가 보지 뭐' 그렇게 믿는 편이 내 정신건강엔 훨씬 나았다.


마치 드라마나 영화에서 복선을 발견한 것처럼, 이건 또 무슨 의미일까. 다음 이야기는 어떻게 전개될까? 이렇게 생각하다 보면 현실의 고난도 어느새 한 편의 이야기가 되었다. 내일의 반전을 기대하는 건, 나쁜 상황을 버티게 해주는 위로이자 작은 기쁨이었다.


최근 두 번째 아픔을 겪었을 때도 그 말을 주문처럼 외우곤 했다. 아. 아기가 지금 오면 스토리상 안 되나 보지 뭐. 이 슬픔을 통해 내가 또 뭔가를 배우려나 보다. 그래서 <회복기의 기록>도 쓸 수 있었다. 그러던 중 어느 날 한 통의 메일을 받았다.



-


EBS 라디오국 PD님의 제안 메일이었다.


그리고 다음날, 우리는 통화를 했다.

통화를 마치고 한참을 멍하니 앉아있었다.


나 역시

아름다운 실패 중이었으니

이보다 더 알맞은 제안이 있을까.

우리는 초여름에 만나기로 했다.


아기를 잃은 슬픔이 묘하게 꿰매지는 것 같았다.

흉은 남겠지만, 통증은 느슨해졌다.


이제는

당신의 아름다운 실패도 함께 기대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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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실패를 축하합니다! 다시 도전할 수 있는 기회를 얻으셨네요.”


EBS 라디오에서 여러분의 실패담을 기다립니다.


취업 면접 탈락, 연인과의 헤어짐, 가족과의 갈등 등 실패를 경험한 순간이 있으신가요?

그렇다면 여러분의 실패 경험을 여기에 툭. 내려놓고 가세요.

공유된 실패는 반으로 줄어들 수 있습니다.


· 프로그램명 : EBS 창사특집 ‘당신의 아름다운 실패를 축하합니다.’

· 대상 : 실패를 경험해 본 20~30대 누구나

· 접수 기간 : 2025년 4월 15일(화) ~ 4월 29일(화) 자정까지

· 접수 방법 : morning_08@ebs.co.kr 으로 ‘[실패담]제목‘으로 보내주세요.

· 원고 분량 : A4 용지 기준 1~2매 (font 10)

· 결과 발표 : 2025년 5월 1일 이후, 개별 연락

· 문의 : morning_08@ebs.co.kr 으로 '[문의]제목'으로 보내주시면 됩니다.



* 선정된 사례는 EBS 창사 특집 “당신의 아름다운 실패를 축하합니다.“

라디오 프로그램에 소개되며, 소정의 원고료 및 <실패 빼앗는 사회> 도서를 함께 드립니다.


* 이 프로그램은 <카이스트 실패연구소>, <사람인>과 함께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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