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23일.
어제와 오늘 부모님이 다시금 꿈에 나온다. 이곳에 와서, 내가 평생 꾼 부모님 꿈의 두세 배가 넘는 것
같다. 기분이 좋지 않다. 멀리 있고, 보고 싶은 마음에 꿈에라도 볼 수 있으면 좋겠다.라는 생각을 가 질 수도 있겠지만, 한국인이 어찌 그러할 수 있겠는가.
무슨 일이 있는 거 아닌가라는 걱정만이 들뿐이다.
그것도 그렇고 마음이 예전 같지 않다. 살기 위해 매 순간을 집중하려 노력했는데, 간사한 인간, 살만하니 지루함과, 밖에 대한 그리움만이 사무치고 나를 더욱더 힘들게 하며 괴롭힌다. 얼마나 되었다고, 아직 멀었는데, 벌써 이러면 안 되잖아. 벌써 이러면 안 되잖아.
유진이 형이 보이지 않는다. 샤워하고 왔건만 샤워장에도 운동장에도 없다. 6 윙은 벌써 사람들을
내보내고 문은 잠겨있다. 아무래도 어디론가 간 거 같다. 오늘 말레이시아로 돌아가는 맹이 보이길래
물으려 다가간다. 나를 본 멩은 묻기도 전에 '하' 오늘 일하러 갔다고 말해준다. 워킹홀딩(working holding)으로, 이곳에서 얼마간 더 머물기 위해, 며칠 전 워크폼을 작성해 제출했다고 말한 것이 떠올랐다. 나 역시 유진형의 강요에 의해 다음날 작성하여 내었던 것도 떠올랐다. 하루 종일 나는, 사치스러운 바깥 생각에,
성경 공부하는 준태를 붙잡고는,
"아, 나 시험 들었어요. 솔직히 여기 있는 게 낭비잖아요. 어쨌건 우린 구정물에 빠진 것이고, 바깥에서
하려고 계획했던 모든 게 물거품이 되어 버렸고, 아무것도 없이 그저 시간 낭비하는 게 사실이잖아요.
아, 나 시험 들었어요. 젠장 이겨내야죠.
시험에 든 거 맞죠?"
"아, 네, 형 그런 거 같아요. 형, 근대 대체 에너지 개발되었죠? 태국의 역사가 어떻게 돼요?"
라는 질문만을 받고는, 그렇게 점심식사 후 다시 벤치에 멍하니 앉아 있었을까. 어디선가 누군가 내 이름을 부른 거 같아 두리번거리니 저쪽에서 유진이 형이 손짓한다. 바깥 은행의 돈을 이곳 교도소 통장에 옮겨 사용하려 했는데, 내 계좌번호를 기억하지 못해 그것의
해결을 위해, 목사님께 부탁했었는대, 마침 그때, 방송 스피커에서 유진이 형을 불러, 나와 함께 목사님을 보러 가기 위한 것이었다. 매일 같이 찾아갔지만 내일 해주겠다며 미루길래 게으른 사람이라 궁시렁 되며 포기했건만.... 어찌 되었건 목사님을 통해, 그리고 유진이 형 덕에, 내 일반 통장에서 이곳 감옥 통장으로 우선 100불을 송금하였다.
아침에 보았던, 유진이 형의 셀리 맹이 집으로 돌아갔기에, 자기 셀로 이동하여 같이 지내자 하였었고,
마침, 내 윙에도 두 명이 머물 수 있는 방이 하나 생겨 안될 줄 알고, 준태와 같이 지내려 기대하지 않고
간수에게 그냥 한번 물어보았는데, 흔쾌히 들어주어 어리둥절할 때, TV가 없다는 간수의 말에 고민하는데, "형, 어차피 워크폼 쓰셔서 6 윙으로 가야 되니까 나중에 같이 있는 게 나을 거 같아요."라는 준태의 말에 "그렇죠." 라며 TV의 유혹을 뿌리치지 못하고 있을 때, 일을 끝내고 온 유진이 형을 만나 유진이 형의 셀로, 6 윙으로 옮기게 되었다.6 윙은 2/3의 죄수가 감옥에서 일을 한다. 그래서 그럴까 분위기가 감옥 같다기보다는 일하는 사람들이 모여서 생활하는 곳 같은 분위기다. 나쁘게 말하면 노예 수용소 같다. 어쨌건 전에 있던 5 윙보다 훨씬 활기 있어 감옥 같다는 느낌을 감소시켜 준다. 지금 나는 2층 침대의 밑, 1층 침대에서 글을 쓰고 있다. 유진이 형은 배고프다며 통조림 콩을 먹고는 2층에 올라가 영화를, TV를 보고 있다.
‘언더월드 3'다.
어떻게 될지 아무것도 모르지만, 나의 마음은 또다시 한결 편해졌다. 이렇게 하나하나씩 해결해 주시고
알려주시는 우리 주 하나님께 감사드립니다.
조급해 하지말고, 어리석은 생각하지 않고,
흔들리지 않고 인내하겠습니다. 이겨내겠습니다.
하나님, 좋은 변호사 주시고, 6월 30일과 7월 7일, 재판, 좋은 결과 주시고, 이 아들 속히 건져 주시옵소서. 사탄의 시험을 물리치고 하나님께 영광드리겠습니다.
항상 하나님 아버지께서 제 옆에 계시다는 것을 명심하며 두려워하지 않겠습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