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19일.
벤치에 앉아 성경책을 읽었을까. 에릭이 다가와 서로 인사를 하고는, 점심 락업 전까지 지구를 돌리며 이야기를 나누었다. 이곳에서 태연히 유통되는 마약에 놀랬고, 이곳에서 범죄를 계획하는 것을 전해 듣고는 놀랬다. 그리고 에릭은 내게, 영어로, 직접, 태연히, 그런 계획을 말해주었다. 이야기의 시작은 이렇다.
어제 저녁 자신의 셀리가 '마약(아이스)'을 구해와 저녁 식사를 담는 호일 박스를 이용해 흡입하였고,
상당히 질 낮은 약이었기에 다섯 번이나 토했다고 한다. 그러며 감옥에서 나가면 자신이 할 일이라며
말해준다. 참고로 에릭은, 정확히 이해하지 못했지만, 물건을 훔친 죄로 18개월 형을 받았고,
4개월 후면 집에 간다고 한다. 그리고 약 1년간의 집행유예 기간이 주어졌다. 에릭의 계획인 즉, 어제도 잠깐 말하였던, 캐나다 친구와 마약을 호주로 들여와 팔 거라고 한다.캐나다 친구가 자신의 보트로 '피지(fiji)'에 마약을 갔다 놓으면, 에릭은 돈을 주고 여자를 고용하여 여자의 성기에 코카인을 넣어 옮긴 후, 지정된 모텔에 도착하면 자신이 가서 그 물건을 받은 후
90퍼센트의 순도이기에 다른 물질을 첨가하여 순도를 떨어뜨려 셀러에게 전할 것이라고 한다.
초기 300불만 들이면 5천 불을 벌 수 있다고 한다.
이런 식으로 마약딜러를 계획하는 죄수들을 몇 번 보았기에 그저, 그러냐며 말을 들어주었지만, 그래도 괜찮은 놈 같기에. "조심해라. 너 잘못하다가는 다시 감옥에 온다. 그러고 싶냐."말해 주었고, 에릭은 "괜찮아. 그 캐나다 친구는 사우디에서 공주의 경호를 맡던 친구고, 5가지 언어를 구사하는 매우 똑똑한 친구다. 그리고 간혹, 셀러들이 마약을 받고는 돈을 주지 않고 오히려 딜러를 총으로 쏴 죽이고는 마약을 가져가는 경우도 있지만 그것도 다 대비해 놓았다. 치밀하게 계획을 세웠다."며 천진난만하게 자랑스러운 표정으로 말하는 것이다. “캐나다 친구는 어디에서 만났냐" 묻자. 'JUNEE'에서 만났다고 한다. "JUNEE? 감옥? 네가 전에 있던,
여기 오기 전에 있던 감옥에서 만났다고? 그 친구 똑똑하다며 왜 감옥에 있냐?" 묻자. 신발에 2kg의 코케인을 넣어 입국하다 잡혀, 3년 6개월형을 받았다고 한다.
"BULL SHIT. 그게 똑똑한 거냐? 그것은 아니다. 위험하고, 감옥에 오는 게 뻔히 보이는데, 너는 감옥에 다시 오고 싶냐? 큰돈을 버는 것은 알겠지만, 쉽게 번돈은 쉽게 쓰고, 잘못되면 너는 다시 감옥에 와야 한다. 감옥이 좋냐? 내가 볼 때 너는 똑똑해 보이는데, 왜 그런 위험한 짓을 하려 하느냐? 네가 밖에 나가면, 어제 내가 적어준 내 이메일로 먼저 연락해라. 그 일을 하기 전에, 만일 좋은 일이 있으면 내가 너에게 좋은 것을 소개해줄 테니, 그런 위험하고 나쁜 일 하지 마라."
그러자, 에릭의 자랑스럽다는 듯 말했던 표정이 조금씩 어두워지고, 심각해졌고, 좋은 일이 있으면
소개하겠다는 내 말에 다시 희망을 얻은 듯, "반드시 너에게 먼저 연락하겠다." 하며, 자신은 래퍼가 되고 싶었다고 말하며, 이곳에 와서, 감옥에 와서, 그 꿈을 접었다고 말하기에, 내 친구 중에 음악 관련 일을
하는 녀석들이 있다. 그러니 꼭, 내게 먼저 연락해라. "너는 꿈도 있는 놈이 왜 다시 감옥에 오려하냐.
왜 그런 위험한 일을 생각하냐."며 걱정해 주었고, 정확히는 아니겠지만, 내 마음을 알겠다는 응답과 표정으로 나를 안심시켜 주었다. 그 기세를 이용했을까. 락업 당해 점심으로 받은 밋파이를 할아버지와 나란히 앉아 먹으며 농담을 하다. 문득, 할아버지는 자신의 귀와 눈과 구석구석이 안 좋다 하였고, 자신은 5년 뒤에 죽고 싶다며, 5년 뒤의 나이가 69세가 되기에 '69'이기에 죽고 싶다며 웃는 것이다. 여하튼, 그러기에,
"그래, 너 몸도 안 좋은데, 빨리 나가게 해달라고 하나님께 기도드려라." 했더니,
자신은 어렸을 적에는 하나님을 믿었지만 지금은 아니 다라 말하기에, 나는 눈을 똑바로 쳐다보며 왜냐고 물었더니, 지금의 나를 보라 말하며 쳐다보는데, 한 대 맞을 것 같아. 더 이상 묻지 않고 화제를 돌렸다.
5 윙에 있을 때 만난 셀리도 그렇고, 몇몇 사람들은 이런 고통과 시련을 반성하기는커녕 재수 없어 잡혔다며 자신의 처지를 원망하며 하나님을 탓한다. 이곳에서 진정으로 자신의 죄를 반성하고 뉘우치는 사람은 소수이며, 또한 교도소 자체에서 사회에 돌아가 무언가를 할 수 있게 하는 재활 프로그램 역시 찾아볼 수 없다. 과장하여 말하자면 국가 차원에서 교도소 사업을 하는 것 같다. 범죄인은 영원한 범죄인으로 교도소를 들락거리는 악순환의 연속을 조장하는 듯 한 느낌을 강하게 받는다.
나는 그저 재판이 빨리 끝나 추방되기만을 바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