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4일, 호주감옥에서

by unwritten



7월 18일.


3년 전 한국에 있을 때, 로버트 드니로와 알파치노가 '히트' 이후 몇 년 만에 같이 영화에 출연한다는 소식을 듣고는 좋아하며 기대하며 기다렸던 것이 생각난다.

대부에서도 나오긴 하지만, 다른 시대의 교차 편집됨에 같은 씬에 등장치 못했기에, 사실상 히트가 처음이었고, 또한 그만큼 명영화로 칭송받고 있다.

그 후 오랜만에 같이 등장한다니 얼마나 반가운 소리인가. 오늘 이곳에서, 그 영화를 보게 되었다.

시나리오와 연출이 부족하여 쓰레기 영화가 되어 버렸지만, 시대의 두 배우가 한 씬에 같이 등장할 때마다,

어찌 그리 가슴이 떨리든지, 좋았다.


점심 후, SBS채널을 보니 'LINZ 2009 EUROPAR'라는 다큐멘터리가 하고 있었고, 그중에 요한 슈트라우스의 곡을, 오스트리아에서 연주하는 모습도 있어, 오랜만에 감옥 안에서 클래식을 들어 좋았다. 그리고, 철강소에서 아방가르드 음악을 연주하는 것도 보고,

유럽의 풍경, 그리고 도시의 모습이 음악과 함께 나와 오랜만에 행복한 양식을 먹었다.


JULY 1. 1985. STATEMENT

예술을 하지 않고, 예술 이야기도 않고, 보지도, 읽지도 않고, 갤러리나 박물관도 가지 않고, 단지 인생 안에 살겠다며 'ONE YEAR PERFORMANCE'라는 주제로 1년간 생활 한, 타이완 퍼포먼스 아티스트인 'SAM HSI'가 떠오른다. 그는 그것을 선택할 수 있는 자유를 가졌지만, 나는 그것을 선택할 수 있는 자유가 없다. 그는 자유로 인해 그러한 사치를 부릴 수 있지만, 나는 자유가 없기에, 살기 위해, 내 생존을 위해 어떻게 해서든 기회가 된다면 저러한 클래식이니 예술 따위를 주워 먹는다. 그것도 감사하다.


약 3달 만에 듣는 클래식은 분명 내 예술적 감성에 영양분을 공급해 주었다.


아침에 일어나 힘겹게 내려오는 할아버지에게 다시 한번 물었더니, 괜찮다며 자신은 그런 식으로라도 운동을 해야한다 하니, 더 이상 권하는 것은 강요가 될 것 같아, 접었다.


요즘 TV에서 북한에 대한 뉴스도 많이 나오고, 언제부턴가 전쟁영화나 테러 영화를 보면 나쁜 쪽으로 꼭 한 번씩은 북한에 대해 언급한다. 그로 인해 한국에서 왔다 하면, 꼭, "북한이냐, 남한이냐” 묻는다.

"당연히, 남한이다." 말하면 북한을 위험한 곳이라 하고, 나는 그것을 인정하며 북한 때문에 군대 갔다

왔다 웃으며 말한다. 그리고 같은 민족임에 분단되어 있고, 그것은 슬픈 것이라고, 말도 안 되는 영어로 말한다. 빨리 통일이 되길 바란다. 우리의 소원은 통일, 꿈에도 소원은 통일, 지금 나의 소원은 호주땅에서 꺼져버려라는 재판관의 말씀.


오늘도 저녁 락업 당하기 1시간 전쯤, 에릭과 그의 친구들과 수다를 떨며 지구를 돌렸다. 한국에서 영화를 전공하고, 만들었다는 나에게 흥미가 있는지, 성경을 읽고 있는 내게 다가와 말을 걸어주곤 한다. 난 그게 참 고맙다. 말도 안 되는 영어로 이야기해도 잘 받아주고, 농담도 하고, 그의 친구들도 순박하고, 착하고 잘 들어 주려 하기에 나는 영어 공부 한다는 샘 치고, 같이 조금씩 어울리고 있다. 아, 그리고 토요일이기에 면회자 리스트를 보니 유진이 형 이름이 있길래 카레 맛있게 만드는 방법도 물어봄 겸, 영철이 형 떠남도 알려 줄 겸, 시간대에 맞춰 길목 철망에 서있으려 했는데, 성경 삼매경에 빠져 놓쳐 버렸다. 좋은 현상이다. 다음 주에는 교회가 연다고 하니 그곳에 있다면 그때 보겠지. 목사님은 3주간 휴가를 갔다고 한다. 지져스 크라이스트.


글을 쓸 때 내키는 대로 써야 할지, 생각한 후 써야 할지 모르겠다. 내키는 대로 써 갈기자니 나중에 보면 말도 안 되고, 중언부언하며 페이지와 볼펜만 낭비하는 것 같고, 생각하며 쓰자니 골치 아프고, 자꾸 멈추어야만 하는 손가락이 심심해져 쓰기가 싫어지고, 이럴 때마다 예전에 보았던 천재작가의 영화

'파인딩 포레스터'의 한 대목이 떠오른다.

"초안은 가슴으로 퇴고는 머리로."

내키는 대로 써내려 가고 한국에서 정리할 때 수정 하면 된다.


이제 성경공부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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