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17일.
하나님께서는 제게 벌을 주신 것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제게 벌을 주기 위해 저를 이곳에 보낸 것이 아닌, 깨달음을 주기 위해 이곳으로 보낸 줄
믿습니다. 하나님을 의지하고 모든 것을 하나님 아버지께 맡기오니 인간의 판단이 아닌, 하나님아버지의 자비로우신 결정으로 저를 이곳에서 속히 건져 주시옵소서
이곳에 와서, 처음으로, 혼자, 지구를, 돌렸다. 준태나 유진이 형, 영철이 형이 있을 때는 줄 곧 같이 돌렸지만, 그 전과 그 후는, 차마 혼자 돌릴 엄두가 나지 않아 포기하고 있었던 것이었다. 두세 바퀴를 혼자 돌았을까 저 앞에서, 나를 TV에서 보았다며 아는 척하던, 뉴질랜드인의 친구가 아는 척을 하였고, 그 친구가 악수를 청하길래 손을 잡아끌며 같이 걷자 하고는 이런저런 잡담을 나누며 30분가량 걸었다. 그리고 전날 만났던 게임기(플레이스테이션)도 빌려준다는 호주 감옥계의 꿈으로 통하며, 모든 죄수들이 줄 서 가고 싶다는 'JUNEE'에서 온 에릭이 다가와 서로 대화를 나누고 그 친구들과 어울려 수다를 조금 떨었다.
며칠 전부터 구약을 읽기 시작했고, 그동안 몰랐던, 혹은 신약을 통해 알게 되었지만, 무언가 혼란스러웠던 무언가를 짚어 볼 수 있어 참 좋다. 성경공부를 하며 가끔 구약을 읽었지만, '예레미야'를 읽었지만 너무 힘들어, 구약을 이해할 수 있게 해 주세요. 하며 기도드려서인지 참 재밌고, 감동스럽게 읽고 있다. 특히 요셉이 자신의 형제들을 모른 척하며 슬픔에, 다른 곳으로 잠시 피해 울부짖었다는 대목에서는 내 눈물 역시 울부짖고 있었다. 지금은 모세가 이스라엘 백성을 데리고 광야에서 생활하며 십계명을 받는 부분을 읽고 있다. 이집트 땅, 즉 애굽 땅을 벗어난다는 의미에서 출애굽기라 불려진다는 것도 이제야 알게 되었다.
할아버지가 아직 안 오신다. 안 오시면 좋은 것이다.
집에서 따듯한 식사를 하시고 따듯하고 편안하게 주무시기를 바랄 뿐이다. 할아버지가 오셨다. 저녁 8시가 되어도 안 오시기에 집으로 가신 줄만 알았건만,
문 여는 소리와 함께 추위에 시뻘게진 얼굴로 저녁을 들고는 들어오셨다. 왜? 무엇 때문에? 이유는 모른다. 단지, 5주 뒤인 다음 달로 연기되었다고 한다.
낮에 생각한 것이지만, 만일, 내일, 원래 있던 바더스트(bathrust) 감옥으로 돌아가지 않으신다면
침대를 바꾸자 해야겠다. 아니, 바꿔야겠다. 2층으로 올라갔다 내려오기가 불편하다 못해 힘들어하시는 것
같기에, 죄송함에 언제, 바더스트 감옥으로 갈 것 같은지 묻자. 자신도 "잘 모르겠다." 하시기에,
만일 내일 이동하지 않으면 나와 자리를 바꾸자. 침대로 올라가기 힘드신 거 같기에 바꾸는 게 좋겠다
말씀드렸지만, "괜찮다. 어차피 일어나고 잘 때나 올라가는 걸, 어떻냐." 말씀하신다. 언어와 문화가 다르기에, 행여, 이 할아버지는 1층보다 2층을 좋아하실 수도 있기에 더 이상 말씀 드리지 못했다. 본인은 2층을 더 선호하는데, 내가 억지로 바꾸자고 하는 걸로 들릴 수도 있기 때문이다. 에구나, 지금도, 간신히 2층으로 올라 가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