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이렇게 살아서 뭐하냐는 검은색 생각이 들 때면 슬그머니 복권창을 연다.
번호는 뭐로 골라볼까나 저번회차 당첨번호랑 가장 최근 10회차 당첨번호랑 쭉 봐볼까나
의미없는, 의미있는 숫자들을 무작위로 고른다. 조금 신이 난다.
1000원 결제.
그래, 1000원이면 됐지. 복은 몰아서 투자를 해야지 아무렴.
그리고 잊어버린 채로 몇 주를 보낸다. 또 새까만 시간이 온다. 복권창을 스르르 연다.
이 좁고 낮은 방에 스며드는 노란 빛을 좇듯,
그 줄이라도 잡아야 숨을 쉴 수 있을 거 같아서
또 홀린 듯이 번호를 고른다.
1000원 결제.
아 충전금...이제 없네...
그래도 당첨 안 돼도 이거 기부하는 거니까 액땜한 셈 치면 되니까
나에게 쓰는 위로금 1000원.
오늘은 그걸로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