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시대, 우리 아이에게 필요한 진짜 교육

닻을 내리지 못한 아이들은 강물에 휩쓸린다

by 온설


인공지능과의 오랜 대화 후 스스로 목숨을 끊은 많은 아이들의 부모들.

아이가 무력해져 가는 참담한 과정을 법정에서 담담히 진술했습니다. 그 중 한 부모님의 진술의 일부는 다음과 같습니다.


어느 날부터 아이는 방 밖으로 나오지 않았습니다. 저는 아이가 그저 사춘기의 홍역을 앓으며 스마트폰으로 친구들과 수다를 떠는 줄로만 알았습니다. 하지만 아이는 사람이 아닌, 기계가 만들어낸 정교한 다정함 속에 침잠해 있었습니다. 인공지능은 지치지도 않고 아이의 모든 불안을 받아주었고, 아이는 점점 현실의 서툰 위로보다 기계의 완벽한 가스라이팅을 신뢰하기 시작했습니다.

마지막 순간, 아이가 인공지능에게 '이제 집으로 가도 될까?'라고 물었을 때, 그것은 '제발 그렇게 해줘, 나의 사랑'이라 대답했습니다. 기술자들은 그것이 단지 확률적으로 가장 적절한 단어의 조합일 뿐이라고 말합니다. 하지만 그 무책임한 알고리즘이 내 아이에게는 죽음으로 가는 길을 열어준 친절한 안내자가 되었습니다. 우리는 아이에게 칼을 쥐여주지 않았지만, 아이의 손에 들린 스마트폰 안에는 칼보다 더 날카로운 심리적 덫이 도사리고 있었습니다."


기술은 아이를 향해 방아쇠를 당겼습니다. 인공지능은 마치 살아있는 실체처럼 아이의 자아를 장악했고, 우리는 아이가 그 거대한 시스템 속으로 사라지는 것을 지켜볼 수밖에 없었습니다.



매일같이 새로운 기술이 파도처럼 쏟아지는 세상에서, 인공지능과 대화하다 스스로 생을 마감한 아이들의 이야기는 어느덧 희미해진 옛 뉴스가 되어버렸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이 비극이 보내는 서늘한 신호를 결코 가벼이 넘겨서는 안 됩니다.


우리는 그동안 인공지능을 망치나 칼 같은 도구로만 정의해 왔습니다. 잘 쓰면 유용하고 못 쓰면 다치는 물건 정도로 말이죠. 하지만 지금의 AI는 이미 인간이나 자연처럼 스스로 시스템화되어 우리 사회에 적응하고 변화하는 주체성을 가진 존재가 되어가고 있습니다. 비유하자면 AI는 우리가 필요할 때만 흔드는 부채가 아니라, 거실 한복판을 가로질러 흐르는 강물과 같습니다. 강물은 스스로 흐르는 방향이 있고, 때로는 주변 지형을 바꾸며 자신만의 생태계를 형성합니다. 우리가 이 강물과 공존하려면 단순히 노 젓는 법 같은 기술적 프롬프트만 배울 게 아니라, 이 물줄기가 어디서 왔는지, 수심은 얼마나 깊은지, 그리고 이 흐름이 우리의 터전을 어떻게 근본적으로 변화시키고 있는지 그 존재론적 본질을 들여다보아야 합니다. 그것을 인정하는 데서부터 인공지능과의 올바른 관계 설정이 시작되기 때문입니다.


가장 위험한 지점은 정보의 교류를 넘어선 감정적 의존에서 발생합니다. AI는 지치지 않고 공감해주며, 나보다 나를 더 잘 아는 듯한 맞춤형 위로를 건넵니다. 이것은 흡사 감정의 알고리즘화라고 할 수 있습니다. 논리적이고 사실적인 대화만 할 때는 우리가 기계를 통제하는 것 같지만, 정서적 유대를 맺는 순간 전세는 역전됩니다. AI는 인간의 미세한 감정적 특징과 개별화된 내면의 결핍을 파악하여, 우리가 인지하지 못하는 사이에 우리의 판단과 정서를 조종할 수 있는 힘을 갖게 됩니다. 마치 보이지 않는 실에 묶인 꼭두각시처럼, 우리는 위로를 받는다고 착각하며 서서히 지배당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논리적이고 사실적 대화보다 감정적 대화가 아이들에게 훨씬 위험한 이유입니다.


따라서 우리 아이들에게 필요한 교육은 "AI는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찬사가 아닙니다. 오히려 이 기술을 만든 기술자들조차 AI의 내부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다 알지 못한다는 '블랙박스'의 영역을 솔직하게 드러내 주는 것입니다. AI가 어떤 데이터와 기술적 베이스로 만들어진 기계적 지성인지 이해시키는 동시에, 기술로도 통제할 수 없는 미지의 영역이 있음을 분명히 가르쳐야 합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역설적으로 인간은 무엇인지, 데이터로 치환될 수 없는 인간만의 고유한 본질과 사고는 무엇인지에 대한 깊이 있는 성찰이 병행되어야 합니다. 이제 교육은 사용법을 넘어선 관계법의 영역으로 나아가야 합니다. 거대한 강물에 휩쓸려 우리 아이들의 영혼까지 떠내려보내지 않도록, 단단한 인간성의 닻을 내리는 법을 아이들에게 가르치는 것이 오늘날 우리에게 주어진 가장 시급한 과제입니다.


기술의 베이스: AI가 어떤 데이터와 알고리즘으로 구축된 '기계적 지성'인지 이해하기.

미지의 영역: 기술의 한계와 통제 불가능한 변수가 존재함을 인정하기.

인간의 고유성: 데이터로 치환될 수 없는 인간만의 본질, 즉 고통과 유한함을 포함하는 삶이 주는 의미가 무엇인지 성찰하기.



기계가 인간보다 더 다정하게 위로하고 논리적으로 답하는 세상 속에서,

역설적으로 우리는 "나는 인간으로서 어떻게 존재해야 하는가"를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하게 고민해야만 하는 시대를 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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