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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백구 Apr 25. 2024

빗속의 행진, 행진, 행진

세상에서 가장 긴 결혼행진

D+5, camino 3days / Subiri -> Pamplona


지금 이곳은 팜플로나. 수비리에서 이곳까지 길은 다른 코스보다는 평지가 많는 편이긴 했으나 비가 계속 내려 역시나 나에겐 쉽진 않았다.


 그러나 항상 점심시간(스페인 점심시간은 2~4시사이)에 도착하지 못해 '메누 델 디아(오늘의 메뉴)'를 못먹었는데, 오늘은 엄청나게 열심히 속도를 내서 무려 2시반에 도착해 드디어 메누 델 디아를 먹을 수 있었다. 그러나 남은 것은 무릎과 종아리, 골반 통증... 그래서 오늘은 걷지 않고 팜플로나에 하루 더 머물고 있다. 사진은 어제 올리지 못한 빗속의 행진…




수비리에서 출발할 때 멀쩡한 모습


수비리에서 팜플로나까지 우리가 걸어갈 길


엊그제 머물렀던 수비리 마을





까미노길에는 누군가가 누군가에게 보내는 메세지가 곳곳에 남겨져 있다




1917년 전에 만들어진 약수터(?)에서 물 충전..




말은 이제 흔한 동물..



누군가 남겨놓은 메세지.. 나의 까미노가 곧 당신의 까미노



중간 마을에서 만난 아일랜드 아주머니들이 찍어준 사진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해 판쵸우의 장착중



비 맞으며 오르막 오르막



둘다 얼굴이 많이 부었다



멀리 먼저 걸어가는 페레그리노



낚시하는 아저씨들





힘들면 걍 도로가에 짐 풀고 이것저것 주워먹으며 에너지 충전.. 좀 불쌍해보이네




남의 집 처마 밑에서 스트레칭



드디어 도시! 팜플로나가 가까워 온다



지나가는 아저씨를 찍고 싶었는데, 그 아저씨가 다가오더니 우릴 찍어줌…



파워워킹으로 드디어 팜플로나 도착!!!! 맨날 다음거점까지 5시 넘어 도착하던 우리가 1시50분 도착이라니, 신기록 달성!!




하지만 알베르게가 있는 팜플로나 구시가지까지 한참이 더 걸렸다



일찍 도착해 메누델디아 먹으러 나가다니 너무 신났음



에피타이저로 시킨 콩수프와 닭육수 같은것



돼지고기와 오리고기 메인메뉴



떼네그로 이 카페꼰레체



팜플로냐 풍경




오래된 수도원에 마련된 공립 알베르게.. 하루에 단돈 8유로



난간에 젖은 옷과 우의를 말리는 순례자들



개인 정비 시간에 글을 아이폰으로 쓰는 혜민




또 만난 실비아와 그의 이탈리안 친구




세탁도 무료로 잘 하고



우리보다 먼저 떠나는 안나 아줌마를 위해 한국음식을 해주려고 수퍼마켓에 들렀지만




할 수 있는 건 단지 라면ㅋㅋ




국적도 나이도 다르지만 마음은 언제나 통하는 법.. 유독 우리를 좋아하는 안나 아줌마에게 한국 라면 대접.. 마흔이 넘어 혼자 까미노를 걷는 안나 아줌마는 철학가였다. 철학책을 쓰기 위해 이곳을 걷고 있다고.. 동양 철학에 관심이 많고 아들과 딸이 있는데 딸도 동양에 관심이 많다고.. 잘 먹고 함께 와인도 마시며 서로의 부엔 까미노를 빌어주었다 : )




2016년 결혼식 대신 산티아고 순례길을 걸었던 우리!(노마드워커스 시초가 되었던 여행입니다) 페이스북의 타임라인 끝에 있던 일기들과 오래 된 사진첩에 있던 자료들을 캐내어 다시 연재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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