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실의 눈물
지인과 관계된 이의 사망소식이 들려왔다.
부고소식을 접할 때마다
장례라고는 티비 속 대행업체광고만 보아왔던 꼬맹이의 나는
검은 상하의를 탈의실에 미리 개어둘 정도의 나이로 먹어있었다.
주변인이 뿜어대는 담배연기에,
잃어버린 대상을 찾기라도 하듯
상상의 안개 속에서 팔을 휘젓어본다.
스러져가는 것에 대한 안타까움은 있지만, 생면부지 고인의 젊은 날의 기억은 없는 나이다.
그래서 더더욱이 상실감을 에상할 뿐, 깊이를 알 리가 없다.
직면해보지 않았기에 어쩌면 상상이 주는 그 모든 것에 오감을 던져야 할 수도 있겠다.
어쩌면 어떤 이에게는 그 편이 더 끔찍한 느낌일 수 있겠다.
상상이 주는 온갖 잔혹함과 깊은 어둠을 알 법한 나이라면 말이다.
채워지지않을 것이라는 잔인한 전제 하에
'빈 자리'가 생겨나고,
그 자리옆에 남겨진 나의 지인이 보인다.
나의 지인은 아련하고 시린 마음에 혹여나 펴면 그 느낌마저 증발(상실)되버릴까
쉽사리 등도 펴지 못하고 웅크려있다.
잔인한 느낌도_상실보다 무섭지않음을 느낀 눈치이다.
두 무릎을 세우고 그 사이로 얼굴을 묻고 있노라면 고요함에서 퍼져나가는 환영의 그림자가 보인다.
지인의 그림자가 울고 있음을 안 듯, 환영의 그림자는 수많은 블랙수트의 뒤에 붙어 슬퍼하는 영혼을 달래다 사라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