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목소리가 궁금해?>

한 고비 넘었는데

by NoA

다음 날, 아침.


지갑 속 사진 인사를 건넸다.

‘굿모닝 엘리샤.’




학교 정문을 지나려는데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무슨 일인가 싶어 발걸음을 빠르게 옮겼다.


정문에는 학생주임이 보인다.

당구 큐대와 함께.

그 뒤로 엎드려 뻗쳐를 하고 있는 열 명의 학생들.

더듬 더듬 명찰과 배지를 확인했다.

교복 단추도 제대로 채웠다.

머리카락도 단정하게 누른 후 교문으로 향했다.


학생주임에게 인사를 하고 지나가려는데,

당구 큐대가 옆구리에 박혔다.


“야 노아. 인사를 할 거면 똑바로 해라 자식아.”

학생주임은 우리반 담임이다.


“네. 안녕하세요. 하하.”

큰 소리로 다시 인사하고 후다닥 반으로 들어갔다.




보라머리 친구는 화장실에서 머리를 감고,

검사를 통과한 후에야 반으로 들어올 수 있었다.



쉬는 시간, 담임에 대한 험담으로 시끄럽다.


“야 괜찮아? 머리 자르래?”

앞에 앉은 보라머리 친구에게 물었다.

“어. 딱걸림. 아 이거 오래 길렀는데.

아 맞다. 일요일에 국제 갈거니까 너도 와.

3시. 입구에서 보게.”

보라머리는 머리를 만지작 거리며 말했다.

“크리스마스?”

“그니까 오라는거지. 그때 여친 친구들도 올거임.”

“예쁘냐?”

“몰라? 나도 모르는 애들. 암튼 무조건 와.”

‘어휴… 올해 크리스마스도 데이트는 커녕…’

한 숨을 쉬려다 꿀꺽 삼켰다.

“그때 봐서.”


내 표정을 살피던 보라머리.

다시 한 번 약속시간과 장소를 말해준다.


‘토요일에 미용실 좀 가야겠네.’

뭐, 어차피 자를 때가 되긴 했다.




하교 후 집으로 가는 길.


‘오늘이면 아마…?’

점점 발걸음이 빨라진다.



우편함에 피어 있는 꽃 한 송이.

‘이번 편지는 장미꽃이네?’


편지지를 만진 손에서 꽃 향기가 느껴졌다.

조심 조심 편지 봉투를 갈랐다.



“너 말투는 안 그래보이는데, 얼굴은 귀엽다?

친구는 너 잘 생겼다고 소개시켜달라더라. 내가 안된다고 했어. 크크.”



‘휴…’

잘 넘어갔다.



“PS. 너네 집 전화번호 좀 알려줘. 우리 통화하자.

니 목소리도 궁금하고 할 말도 있어서.

그리고 언제 전화하면 되는지도 말해주고~ 그럼 안녕.”



응?


전화번호?


우리 집?


통화?


엘리샤랑?


할 말?



눈을 비비고 다시 읽었다.


‘전화… 데이트?’


한시가 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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