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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제니 Apr 16. 2024

역경배틀

"연대는 온갖 고통을 겪어낸 사람이, 자신이 겪은 고통을 다른 사람은 덜 겪도록 최대한 알려주는 것이더라고료. '너는 나보다 덜 힘들었으면 해.'그러니 내가 겪은 모든 걸 알려줄게.'이게 연대예요."



by <깨끗한 존경> 이슬아 인터뷰집


어제, 따끈하게 배달된 택배에서 건져올린 한 권의 책. 평소 '인터뷰'를 좋아하고, '인터뷰 전문 기자'를 꿈꿔보기도 했기에, 핫한 그 <이슬아>작가의 팩을 처음 구매했다. 


정혜윤 피디 인터뷰 내용의 글귀를 보다가, <연대>라는 단어에 집중했다. 그리고, 저 문장에서 내가 '글을 쓰는 이유'를 발견했다. 맞어, 내 책을 읽는 독자들은 나와같은 시행착오를 겪지 않길 바라는 마음에 나는 쓰고 또 쓴다.


그리곤 떠올랐다. <불행배틀>


타자와 이야기를 나누다보면, 현 상황에서의 어려움을 토로하면, 경청하는 타자는 가끔 이렇게 말을 한다.


"야, 그 정도로 힘든 일은 아니잖아."
"너보다 더 힘든사람이 얼마나 많은데?"
"나는 더 힘들어." 


이미 타자의 필터링을 거쳐서 들려오는 저 문장은 사람을 맥빠지게 한다.  


이건 마치 누가 더 고통을 겪었는지 '내기' 하는 것 같다. 

고통의 역치가 1부터 100까지 있는데, 50 이상이 되어야 어느 정도 아프다고 인정해줄 수 있다 이런건가...


그냥 내가 아프다고 하면, '너 아팠구나' 하면 안되는 걸까?


하기사, 이토록 치열한 세상에서 나를 낳아준 부모님도 아가페적 사랑을 주기가 힘든데, 타인에게 그냥 내 이야기를 들어주고, 내 마음을 알라달라고 하는 것은 지나친 기대일 수 있겠다.


책 속에서 얼만큼 힘들고 아프니 했던 그 글귀를 떠올리며, 웬만하면 힘들다는 말을 하지 않기로 다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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