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년의 침묵 끝에 꺼내놓는 어느 '아빠 매니저'의 보고서
독자 여러분께, 이 글은 35년이라는 세월을 전문직으로 성실히 일하고, 국가 보안의 현장에서, 그리고 한 가정의 가장으로 살아온 한 남자의 뒤늦은 고백이자 당당한 보고서입니다.
평생 저는 남에게 속내를 잘 보이지 않았습니다. 누군가에게는 차갑고 냉정하게 보였을지 모르나, 제게 그것은 리더로서, 그리고 아버지로서 마땅히 짊어져야 할 '고귀한 침묵'이었습니다. 인생의 폭풍우가 몰아칠 때도 누군가의 손을 잡기보다, 묵묵히 제 발자국을 하나씩 데이터로 확인하며 걷는 길을 택했습니다.
최근 1년, 인생의 모진 풍파 속에서 저는 다시 한번 확신했습니다. 결국 인생은 스스로가 책임지는 것이며, 그 책임의 근거는 내가 살아온 정직한 기록들뿐이라는 것을요. 타인의 값싼 동정에 기대지 않고, 매일 아침 운동화 끈을 묶고 1만 보를 걸으며 저는 홀로 서는 법을 다시 배웠습니다. 그 걸음걸음마다 제가 되새긴 것은 '정의'가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 내가 지켜온 루틴과 원칙 속에 있다는 사실이었습니다.
이 기록에는 현장에서 답을 찾기 위해 분투했던 CEO의 치열함, 하버드로 향하는 딸의 잠을 지켰던 매니저 아빠의 헌신, 그리고 무너질 것 같은 순간에도 스스로를 경영했던 처절한 성찰들이 담겨 있습니다. 전문직으로 제 몫을 다하고 있는 아이들에게는 아버지가 지켜온 '자립의 뒷모습'을, 홀로 외로운 길을 걷고 있는 이들에게는 '기록하는 자는 패배하지 않는다'는 희망을 전하고 싶습니다.
당신이 지금 걷고 있는 그 외로운 길은 당신이 정직하게 삶의 주인이 되어가고 있다는 숭고한 증거입니다. 제 투박한 기록이 당신의 길 위에서 작은 등불이 되기를 소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