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맨스스캠을 당한 것 같다.

하지만 당장 움직일 필요는 없어. 상황을 지켜보자. 준비하면서

by 소피아









그의 집에 다녀온 후 며칠 동안은 분한 마음과 흥분되는 마음이 들었다. 거짓말처럼 며칠이 지나니 그 분한 마음은 고요한 마음으로 변하여 고요하고 평온한 시간을 지내고 보니 차츰 수그러 들어 안정되었다. 그다음 나는 더욱더 깊게 그에 대해 온라인으로 알아보았다.



사실 찾아보니 SNS나 온라인에서 사기꾼이 본인을 드러내지 않기에 찾기가 쉽지 않았다.



게다가 그 사기꾼은 그 흔한 인별그램이나 기타 등등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내가 할 수 있는 거라곤 정해진 범위 내에서 그에 대해 알고 있는 흩어진 정보를 짜깁기 하여 맞춰내는 것이었다. 일하는 것도 바쁘고, 사실 이런 일이 처음이라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모르는 상태에서 몇 달을 지냈다.



너도 모르고 나도 모르는 이 처음 겪는 상황을 소소하게 보내면서 그에게 나의 존재가 있다는 걸 상기시키고 연락이 끊기지 않게 그렇게 나는 생활하기 시작했다.







어떤 날은 그에 대해서 완전히 잊어버리고 생활한 날도 있었고, 어떤 날은 하루 종일 분노로 휩싸이기도 했었고, 또 어떤 날은 세상과 타협하면서 그도 그럴 수도 있겠다면서 그를 이해한다기 보다는 그렇게 생각해야 내가 편안해질 것 같아서 이해하는 척도 해보았다. 하지만 꼭 명심해야 할 한 가지는 상기시키면서 생활하였다. 그것이 무엇이냐면 이 거지 같은 상황에 빠져서 오히려 나의 생활이 망쳐지지 않게 하는 것이었다.



책을 읽으면서 마음을 정리하려고도 해 봤고, 또 인터넷에서 알려주는 데로 명상을 하면서 좋은 생각으로 시간을 보내기도 해 봤고, 하늘이 맑은 날에는 혼자 도시락을 싸서 소풍을 가는 날도 종종 있었다.



그렇게 내 인생에서 그에게 사기당한 게 내 인생의 전부가 아니라고 생각하고 소중한 나의 시간을 제대로 보내려고 노력했다. 그 방법 중 첫 번째가 운동을 열심히 하는 것과 제철음식과 과일 등 먹을 것을 잘 챙겨 먹는 것이었고, 근육이 있어야 싸울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하고 무산소, 유산소 운동을 골고루 하기 시작하였다.



음식은 제철 채소와 많이 가공하지 않은 음식을 먹는 것으로 하기로 하였다. 사실 탄산음료를 끊어야 하는데 끊을 수는 없었다. 탄산을 못 끊는 대신 술을 안 먹기로 했다. 그렇게 몇주를 하다 보니 피부 혈색이 좋아지고 체지방이 조금씩 빠지면서 붓기에 감싸져 있던 나의 본질적인 몸매가 드러나기 시작했다. 참. 그리고 붓기관리를 위해 집에서 틈틈이 림프절을 풀어줬던 것도 한몫이었던 것 같다.



그리고 빠질 수없이 중요한 일과도 하였다. 그에게 상환을 주기적으로 요구했다. 그의 구매대행사업은 나쁘지 않아 보였다. 네이버 카페에 보니 물건도 자주 올라오고, 구매를 요청하는 소비자들도 주문을 많이 하고 결제도 많이 하는 것 같았다.



그래도 한꺼번에 채무변제를 해달라고 하면 부담스러울까 봐 나름 배려(?)로 200만 원 정도 급한불부터 끈다고 이야기하며 돈을 달라고 했다. 역시나 그는 그것조차 변제하지 않았다. 그래서 200만 원의 융통이 어려우면 50만 원이라도 달라고 했다. 내가 죽겠다고 하면서...



하지만 그는 오히려 더 죽는소리를 하며 어떻게든 그 상황을 모면하고 빠져나가고 있었다.



사실 지금 이렇게 와서 이야기하면 조금 우습지만 내가 살아온 삶을 잘 살펴보면 누구한테 사기당하거나 속는 것은 생각할 수도 없는 상황인데 지금 보니 내가 사기꾼에게 전형적으로 당하고 있었던 것이었다.



지금 와서 내린 결론은 사기꾼한테는 아무한테도 못 당하고 다만, 사기꾼이 나한테 접근할 수 없는 상황을 만드는 게 가장 현명한 것 같다. 즉, 수상한 사람과는 엮이지 말라는 것이다.


조금 이상한 사람은 없다.

이상하거나 VS 안이상하거나


그렇게 난 틈틈이 그에게 네가 사기꾼인걸 나는 알고 있다는 걸 오픈할 상황을 기다리고 있었다.



하지만 그에게 집중하기 보다는 나의 삶에 더 집중하였다. 그렇게 계절의 변화를 느끼며 나름 사기는 당한 것 같지만 그래도 행복하게 내 삶을 영위하면서 즐겁고 알차게 살아가고 있었다.



그러던 중 문득문득 열받는 상황이 생각나면서 잠을 못 자게 하였지만 그래도 그때만 잘 참으면 신기하게 그에게서 전화도 하지 않고 그 순간을 잘 모면해 갔다.



그렇게 나는 그간 못했던 일들을 다시 재정비하며 나를 단련시키는 일들을 해오기 시작했다. 사실 단련시킨다는 것보다 나만의 시간이 많이 없었던 지난날들을 돌이켜 보면서 마음의 여유가 없어서 못했던 일, 못해봤던 일, 그리고 하고 싶었던 일 등등을 하기로 마음을 먹었다.



먼저 한 것은 운동이었다.



거창한 운동은 아니고 날씨 좋은 날 야외에 나가서 공유자전거등으로 자연을 만끽해 보는 것이었다. 어렸을 때 자전거를 배워놨던 터라 어렵지 않게 자전거를 시작할 수가 있었다.



자전거를 타니 뭔가 움직이는 물건에 내 몸을 맡기니 걷거나 달릴 때 나오는 속도가 아니니 매우 짜릿했다. 바람을 가르며 자전거로 쌩쌩 달리다 보니 기분이 매우 좋아졌다. 자전거를 퇴근 후 저녁쯤 탔다.



자동차로 달릴 때는 보지 못했던 것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자연이 너무 귀엽고 경이로웠다.



비가 오는 날은 더 기분이 좋았다. 비가 너무 많이 오면 자전거 타기 위험하기에 적당히 보슬비가 내리면 집에 있지 않고 바로 나갔다.




너무 행복했다.




자전거를 타면서 힐링하는 나의 행복루틴은 이렇게 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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