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속아 주고 있는 여자다.

‘ 나는 사기꾼한테 속는 여자다. 나는 속고 있다. ’ 주문을 외다.

by 소피아








내가 지금 7시에 계약인데 그 계약은 정말 중요한 계약이고 계약서도 보여줄 수가 있어.

이 계약을 잘 성사시켜야지만 나도 살 수가 있고

이 중요한 계약으로 인해서 내가 다시 일어서야 너에게 떳떳한 모습으로 다시 만날 수가 있어.



믿어줘, 부탁이야


사기꾼은 나에게 전화로 이야기 한 내용이다.

나는 침묵으로 대답했다. 그놈은 급했는지 또 주절주절 혼자 떠들기 시작했다.



계약은 2시간이면 끝날 거야. 그러니 조금만 기다려줘.


아님 너희 집으로 갈게. 기다려줘 부탁이야.......


무슨 소리지? 이 나쁜 놈은 그 와중에도 이상한 방법으로 그리고 말도 안 되는 거짓말로 일을 해결하려고 했다.

머리끝까지 화가 났지만, 나는 그에게 돈을 받아야 한다는 생각에 그의 전화를 착하게 받아 주었다. 그리고 나의 대종상 여우조연상급 연기도 계속되었다.



떨리는 척 목소리로 그에게 나의 마음을 거짓으로 전달하였다.

이제와서 다시 생각해 보면 그는 허위성 인격장애인 것 같았다. 이 병은 사람들에게서 사실과 다른 이야기를 지속적으로 만들어내는 경향이 있으며, 주로 무의식적으로 거짓말을 하며, 때로는 거짓말을 통해 자신을 더 매력적이거나 특별하게 보이게 하려 하니, 시간이 지나 다시 생각해 보니 그에게서 보인 행동과 비슷해 보였다.


나는 분한 감정과 마음을 복식호흡으로 안정 시키며 집으로 돌아왔다.



후 - 아 , 후 - 아



그는 한참이 지난 후에서야 연락이 됐으며 또 말은 안 되지만 육하원칙에 의한 거짓말로 나를 회유하고 설득하려고 했다. 그는 늘 그랬다. 언제나 준비되어 있는 대답들로 1초의 망설임도 없이 대답을 했던 그였는데 이번에도 역시나 그랬던 것이었다.



거짓말도 믿을 수 있게 육하원칙에 의해 거짓말도 하네. 역시...경력자



제가 지금 누구를 기다리는건지,
기다리면 어떤일들이 일어날지 모르겠어요.
오빠의 상황을 전부 알려고하지 않아요.
기다림에 필요한 상황이라도 알고 싶어요.
오빠도 아실거예요.
말뿐인 이 상황이 이상한 나라에 저 혼자 살고있는 것 같아요.
아무리 생각을 해도 그냥...
연락이 안되는 이 상황이 이해가 가지 않아요. 걱정하고 기다리고 있는
제가 오빠는 안보이시나요?



내가 그에게 편지를 쓴 것 같다. 보내지는 않았지만...

얼마나 많은 시간과 나의 마음을 기다리며 종이에다가 끄적였던것인가? 나는 차분히 그에 대해 내가 아는것들을 적기 시작했다.



이름, 나이, 사는곳, 직업, 기타 등등...



감정을 빼고 시야를 넓혀보니 나는 그에 대해 아는것들이 별로 없었었다. 아는것도 없었는데 어떻게 그렇게 많은 돈이 갔으며 마치 귀신에 씌인 듯 그에게 마음을 홀랑 빼앗겼던 것일까?




내가 본 그는 키가 큰것도, 그렇다고 잘생긴것도 아니였다. 오히려 뭔가 20% 부족한듯한 외모에 어수룩하게 행동하고 뭔가 부족해 보였다. 입술은 맨날 부르터 있었으며, 온몸에 근육이라고는 찾아 볼 수 없는 앙상한 팔다리였다. 그리고 결정적인건 손대는 일마다 되는일이 하나 없이 지지리도 안풀리는 그런 사람이었다.



나는 그런 그를 챙겨주고 싶은 마음이 컸던 것 같다. 지금와서 보니 연민이 그리움으로 변한 괴기한 행태였던 것 같다.


하지만 이제 그마음은 경계심으로 바뀌었고, 나도 하나씩 준비하였다. 차근차근


사실 마음이 경계심으로 바뀌면서 그에 관한 모든것을 객관적으로 바라보기 시작하였다. 좀 더 극단적으로 이야기하면 여태 그가 나에게 했던 모든 것들이 사실인가? 거짓인가? 라는 기준으로 생각하면서 되뇌이면서 기억을 점검하였다. 그리고 생각을 적었다. 기록하는 것이다.


이쯤되면 이게 로맨스 스캠인가? 라는 의심도 하였지만 내가 만약 눈치챘다는 사실을 들키거나 그에게 바로 이야기하는 순간 일이 더 복잡해져서 해결하기 더 어려워질수도 있을 것 같았다. 그때까지 속아 줘야 했다.



나는 지금 속는 여자다. 나는 지금 속는여자다.

나는 지금 속아 주고 있는 여자다.




나는 내 돈도 받아야 했기에 결정적인 순간이 오기만을 기다리기로 했다.

그리고 그 결정적인 순간이 조만간 닥칠것 같은 느낌이 있었다.



기다려보자.



호랑이가 먹이를 찾았을 때 서두르지 않는 것 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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