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순간에도 거짓말이 술술 나오는구나? 한번 들어줄께 말해봐.
사기꾼의 아파트 지하주차장에 차를 세웠다. 그리고 그 어두컴컴한 차안에서 사기꾼은 또 나를 회유 하기 시작했다.
그는 손을 잡으면서 미안하다며 자기가 벌여 놓은 일이 많아서 다 수습하고 이야기 하려고 했다며 미안하다고 했다.
사실 미안하다는 그의 말을 믿을수는 없었다. 아니 모든걸 믿을 수 없었다.
그는 해명을 하지도 않고 갑자기 중요한 미팅이 있다며 가봐야 한다고 다들 서류 준비해놓고 본인을 기다리고 있다고 했다.
그리고 미팅이 끝나면 나를 만나겠다며 그때가 오후 5시쯤이였는데 2시간이면 끝나니 7시쯤 집근처 어딘가 만나던가 다시 약속장소를 잡자고 한다.
내가 안된다고 하니 차가 무너질듯 방방 뛰면서 당장 가야 된다고, 그건 매우 중요한 약속이라며 가야 된다고 했다.
지금보니까 나랑 차안에서 이야기하고 내가 취조하는게 숨이 막혀가지고 빠져나갈 심산으로 아주 오두방정 연기를 하였던 것이다.
이 하남자의 우스운 행동인가??
그리고 나는 차안에서 돈도 없다더니 이렇게 좋은 1억이 넘는 외제차를 타고 다니냐고 물었다.
(게다가 그 좋은 차는 SUV 였으며, 무광으로 튜닝까지 했었다. 튜닝값만 해도 500만원은 넘게 나왔을 것 같다. )
그는 본인명의가 아니고 다른사람 명의의 차라고 방방 뛰면서 차안에 차량등록증까지 보여줬다.
리스차량이었다. 그럼 매달 리스비용을 내야 된다는건데, 이 인간 50만원도 융통 못하던 인간이 매달 200만원이 나가는 이 비싼 차를 리스를 해??
아님 다른 사람이 리스비용을 내 준다고 해도, 이렇게 수상한 사람한테 단순 차량 리스비용만으로 매달 200만원이나 쓰는 정신나간 사람이 있을까?
나중에서야 알게 된 사실인데, 이 사기꾼은 피해자들로 하여금 편취한 금원을 본인의 생활비와 채무변제 금액으로 썼다고 했다.
자격도 안되는데 품위유지한다고 너무 과도한 돈이 필요했던 나머지 사기를 쳤던 모양이다.
그는 그 짧은 시간에도 나의 얼굴을 면밀히 살펴보는 느낌이었다.
내가 어떤생각을 하고 있는지 궁금했던 모양이었던 것 같다.
나의 표정을 살피면서 계약 이야기를 이리저리 늘어놓으면서 거짓말을 하는데 그 모습이 아주 가소로웠지만 들어주는척을 했다.
그래야 그놈의 이야기를 더 들어서 앞으로 내가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 계획해야 했기 때문이었다.
나는 그에게 지금 나에 대한 해명보다 계약이 중요하니 계약하러 가라고 했다. 그는 나를 아파트 어딘가 세워주면서 차에서 내려줬다.
나는 그가 계약하는 장소로 출발하는 것을 확인하고, 그 낯선 아파트 단지를 순회하기 시작했다.
몇바퀴를 돌아 아파트단지를 눈에 익게 한다음 바로 나의 차로 돌아갔다. 나는 나의 수첩에 아파트 주소를 적으면서 나쁜놈이 살고있다는 내용과 함께 그 머리가 허리가까이 까지 오는 여자애의 인상착의, 후다닥 뛰어 들어간 아주머니의 인상착의 등등 여기에서 본것들을 전부 적기 시작했다. 그리고 아까 다녀온 수상한 10층으로 다시 올라갔다.
아까는 여기가 어딘가? 하는 수상한집이였지만 지금은 나쁜놈의 집이기에 바라보는 것들이 달라졌다.
그제서야 아까는 이해가 안갔던것들이 이해가 가기 시작하였다.
쓰레기 같던 묵은짐들 사이에 있던 씽씽카는 둘째딸 것이었으며 먼지가 없었던 이유는 최근까지 탔었던것이고, 지팡이는 아버님것이고, 그 외 먼지가 수북히 쌓인 것은 그집에서 오래 살았기 때문에 묵은짐이 방치되고 있었던 것이였다.
나는 현관문에 붙어있는 교회문패를 핸드폰 사진으로 찍어갔다. 이제부터 내가 움직여야 한다. 내가 직접 알아봐야 내 돈을 찾을수 있을 것 같았다.
그렇게 정보를 다시 수집해서 차에 왔다. 잠시 차단해놨었었는데 그 찰나 동안 나쁜놈은 엄청나게 전화가 왔었다.
그렇게 전화가 안되고 바쁘고 아프고 미팅이 많은 놈이 지가 발등에 불이 떨어지니까 전화를 엄청 해댄다. 니가 진짜 바쁜게 아니라 나를 피한거였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니가 나를 속여?? 감히??
차단을 풀지 않아도 전화는 걸수가 있다. 그래서 내가 전화를 걸었다. 나는 헤어지자고 이야기를 했고, 그 나쁜놈은 헤어질수가 없다고 한다. 그럴일도 그럴것이 나랑 헤어지면 안갚아도 되는 돈을 헤어짐과 동시에 당장 갚아야 하기에 헤어질수가 없다고 한다. 뻔하지 이놈아
그렇게 몇 번을 통화를 하더니 그 나쁜놈이 이상한 말을 하기 시작하였다. 나를 집으로 그냥 보내면 그냥 끝날 것 같으니까 (돈을 값아야, 혹은 추심당할것 같으니)이상한 제안을 하기 시작한다.
나를 떠본것이다.
내가 사기꾼한테 마음의 여자가 남아있는지 체크해본거였다. 여지가 없어 보이면 당장 몇천이나 되는 돈을 값아야 했기에 지금 이순간은 사기꾼한테 나름 중요한 순간이었던 것이다.
나쁜놈의 이상한 말은 이거였다.
본인이 미팅이 늦게 끝나는 날은 집에 못들어갈때가 있잖니? 지수야?
집 근처 모텔인데 가끔 잤던곳이야
거기는 깨끗한 모텔이고 기다린다면 밖에서 기다리지 말고 모텔 안에서 기다리고 있어
말이야? 방구야?
하지만 침착하자. 여기서 나의 본심(?)이 들켜버리면 되던 일도 안될수가 있어. 들키지 말자.
나는 지금 이 사기꾼한테 속고 있는 여자야..지금 이 순간에도 너는 저 사기꾼 한테 속고 있는 여자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