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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지훈 Jul 03. 2016

니콜라 테슬라와 실리콘 밸리의 기업가 정신

정지훈의 스타트업 투자 이야기 꾸러미


스타트업 스토리에 그동안 투자와 관련한 이야기를 많이 담았는데, 앞으로는 스타트업 경영이나 기업가 정신 관련해서도 참고가 될만한 좋은 사례를 많이 소개하고자 합니다. 오늘은 니콜라 테슬라와 에디슨의 이야기를 통해 기업가 정신에 대한 다른 시각을 좀 이야기 해볼까 해요.


니콜라 테슬라의 사진  from Wikipedia.org


니콜라 테슬라와 토마스 에디슨의 관계와 이야기는 아마도 기술 역사상 가장 많이 다루어지는 소재가 아닌가 싶습니다. 비록 에디슨이 일반인들에게는 훨씬 많이 알려졌고, 그의 회사인 GE는 현재까지도 세계 최고의 회사의 자리를 지키고 있지만, 니콜라 테슬라의 업적은 그에 비해 전혀 뒤떨어지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많은 이들에게 알려지지 않았죠?


니콜라 테슬와 토마스 에디슨의 갈등과 경쟁에 대한 이야기를 기업과 개인의 흥망성쇠의 차원에서 바라보는 것도 흥미롭지만, 니콜라 테슬라의 과감한 결정과 그의 결단이 만들어낸 세상의 변화에 대해 생각해보면 스타트업을 하는 기업가 정신과 관련하여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습니다.


흔히 실리콘 밸리의 기업가 정신을 이야기할 때 연상되는 것은 아마도 일확천금 내지는 짧은 시간에 기업공개를 하거나 대규모 M&A를 통해 벼락부자가 된 신화를 떠올리기가 쉬울 것입니다. 그도 그럴 것이 전통적인 기업들에 비해 실리콘 밸리에서는 짧은 기간에 실제로 그렇게 커다란 부를 거머쥔 젊은이들이 실제로 많죠? 그래서 흔히 기업가정신을 돈을 벌기 위한 수단으로 생각하거나, 일확천금을 위한 모험으로 보는 시각도 많습니다. 그렇지만, 진짜 기업가정신은 그런 것이 아니라고 봅니다. 


테슬라는 잘 알려진 바와 같이 세르비아계로 1884년에 미국에 처음 이민을 온 뒤에 토마스 에디슨의 조수로 일을 시작했습니다. 그를 도와 많은 일을 했지만, 테슬라가 생각한 교류전기의 원리를 토마스 에디슨은 무시를 하였고, 결국 테슬라는 자신의 생각이 옳았음을 증명하기 위해 에디슨의 품을 벗어나서 자신의 사업을 시작하였습니다. 테슬라는 당시 새롭게 전기와 관련한 사업을 진행하려고 하였던 웨스팅하우스의 도움을 받아서 오늘날 우리가 쓰고 있는 교류전기의 상용화에 성공하는데, 에디슨과 GE와의 관계와는 다른 결단을 통해 결국 자신의 기술이 널리 사용될 수 있도록 한 점은 많이 알려져 있지 않습니다. 흔히 GE가 에디슨의 회사로 알려져 있는데, 이는 맞는 말이기도 하고 틀린 말이기도 합니다. JP 모건의 지원으로 전구를 상용화하기 위해 설립된 1878년 에디슨 전기조명회사(Edison Electric Light Company)라는 이름으로 처음 사업을 시작한 GE는 초창기에는 에디슨의 기술과 JP 모건의 자본이 결합한 잘 나가는 전기회사였습니다. 이 때 사업을 하면서 백열전구의 특허와 제조공장 등을 다른 법인으로 운영하다가 1892년 이렇게 쪼개진 여러 회사를 JP 모건이 합병을 하면서 탄생한 것이 GE입니다. 이 때 JP 모건은 에디슨과 특허와 경영권을 놓고 갈등을 빚었고, 사실 상 이 싸움에서 에디슨이 GE에서 밀려나게 됩니다. 


그에 비해 테슬라는 웨스팅하우스와의 관계를 다른 방식으로 정리합니다. 그는 교류전기에 대한 특허를 가지고 있었는데, 웨스팅하우스를 통해 교류전기가 더욱 인정받고 널리 퍼지도록 하기 위해 당시 JP 모건에 의해 자금압박을 받고 있던 웨스팅하우스를 살리기 위해 과감히 자신이 가지고 있는 특허를 웨스팅하우스가 마음대로 쓸 수 있도록 공여하였고 웨스팅하우스는 특허권을 고집하지 않은 테슬라의 양해를 바탕으로 많은 우군들을 얻으면서 교류전기가 오늘날과 같이 세계의 지배적인 시스템이 되도록 만드는 게 일조하게 됩니다.


어찌 보면 테슬라는 특허를 포기하면서 많은 돈을 잃은 것처럼 보이지만, 다른 측면에서 그는 전 세계의 전기세상의 표준을 100년 넘게 지속시키는 핵심적인 혁신을 일으킨 위대한 기업가라고 할 수 있습니다. 테슬라는 그 밖에도 무선에너지와 무선정보 전송, 행성간 통신 등과 같이 당대에서는 웃음거리가 될만한 종류의 연구를 지속하였고, 이런 연구의 결과로 돈을 많이 벌지는 못했지만, 정말로 지구에서 어떻게 지속가능한 에너지를 획득하고 이를 통해 공짜로 전 세계의 사람들이 정보를 교환할 수 있을지를 고민하였던 인물이었습니다. 그는 당대의 가장 중요한 문제였던 가난과 교육, 그리고 세계의 평화를 위해 기술이 할 수 있는 것이 그런 종류의 것이라는 믿음이 있었습니다. 이와 같이 그가 가졌던 이상은 에디슨의 그것과도 너무나 달랐죠 ... 어찌 보면 엄청난 괴짜입니다.

 

오늘날 실리콘 밸리로 몰려드는 수 많은 젊은이들과 여러 나라들의 인재들도 단지 돈을 위해서 몰려들고 있는 것이 아닙니다. 그들은 자신들의 창의적인 발명과 야망을 펼쳐볼 무대로 실리콘 밸리를 선택하고 있습니다. 그들의 선택과 인생에 대해서 지나치게 돈을 중심으로 바라보는 시각은 자칫 잘못된 결론을 도출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들의 문화를 우리나라에 들여와서 접목시키는 과정에서도 지나치게 산업적이고 경제적인 관점에서만 접근한다면 정작 중요한 이들의 문화에서 배우는 것이 전혀 없는 일확천금이나 거품에 의존한 '천민 기업가 정신'을 강조하는 것이 아닌지 우려가 됩니다.


그 보다는 우리 사회 또는 고객의 문제점을 찾아내고 이를 해결하려는 노력 속에서 사회적 가치가 싹이 트게 되고, 일정 정도 성과를 증명하게 되면 자연스럽게 투자도 받고 회사가 커질 수도 있는 것이죠. 제가 투자를 하는 원칙에도 이런 점이 무척 중요합니다. 당장의 비즈니스 모델이 확실하고, 크게 성장할 수 있는 스타트업이 매력적으로 보일 수도 있지만, 되려 작더라도 분명한 사회적인 문제를 해결하려고 노력하는 기업가 정신을 가진 스타트업 창업가들에게 개인적으로는 훨씬 마음이 끌립니다. 그런 분들은 결국 어떻게든 성공을 하더라구요. 


우리나라에도 이렇게 크게는 지구에 사는 지구촌의 동료들, 작게는 우리 동네에 사는 사람들에게 뭔가 사회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스타트업들이 많이 등장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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