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전 행동 교정법 2. 메모를 중요하게 생각하기

by 비해

두 번째로는 메모에 대한 인식 바꾸기이다. 내가 처음부터 계속해서 강조한 엄청 세세하게 생각하지 않고 메모하기에 대한 이야기이다. 직접 해보면 알겠지만 생각보다 내가 말한 것처럼 정말 마이크로 단위로 메모하기란 굉장히 어려운 영역이다. 그렇게 쓰는 게 시간도, 힘도 굉장히 어렵기 때문이다. 또한 일의 특성상 실시간으로 메모하는 것이 아예 불가능한 경우도 있을 것이다. 몇 가지 해답이 있는데, 첫째로는 결국 오늘도 퇴근하고, 내일도 출근한다는 것이다. 일할 때 아예 못 쓰는 상황이라면 퇴근하고 기억나는 것만 적으면 된다. 다음날 출근하면 또 기억 안나는 것, 보지 못한 것이 보일 것이다. 그럼 또 그날 퇴근하고 쓰면 된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급하게 마음 먹지말자. 우리는 마음을 비웠다.


둘쨰로는 기호화이다. 무슨 말이냐면 나는 쉬는 시간이 있으면 생각한 것들을 무조건 다 써놓는 편인데 3시간 동안 핸드폰을 못쓰고 쉬는 시간이 10분인 상황이었다. 그런데 생각나는 것이 너무 많아서 일하면서 그것들의 개수만 외웠다. 내가 중요하다고 생각한 것 정확히 3개. 이런 식으로 만 생각하면 그 3개를 맞추기 위해 계속해서 생각하고 다는 기억 안나도 적어도 2개는 기억난다. 그리고 핵심 단어만 기억을 하고 시간이 날 때 단어만 적어 놓고 이게 무슨 뜻이었는지에 대해서 집에서 다시 돌려서 유추를 하곤 했다.


마지막은 결국 메모 실력도 올라간다는 점이다. 나중에는 이렇게 길게 적지 않아도 정말 개떡같이 말해도 찰떡같이 알아듣는 순간이 온다. 얼마나 걸릴지는 모른다. 사람마다 다르니까. 하지만 나는 이제 관찰이나 강의를 들을 때 많이 적지 않는다. 그 흐름을 이해하려고 노력하고, 핵심이 되는 정보에 대해서만 간단히 기록한다. 시간이 필요하지도 않고, 메모가 이제 필요하지도 않다. 내가 무엇을 이해 못 했고, 상대가 무엇을 말하는지, 여기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만 생각하기 때문이다. 내가 행동을 묶었던 것처럼 메모도 같은 방법으로 묶어버리는 능력이 생긴 것이다.


왜 메모가 힘들까? 목표가 없는데 너무 쉽고, 아는 것 같은 기분이 드는데, 큰 의미 없는 쓸데없는 짓 같은 기분이 들기 때문이다. 그런데 정작 시작하면 모든 것을 해야 할 것 같고, 빠트리면 안 될 것 같은 강박이 든다. 그렇기에 그냥 안 하고 말아 버리는 것이다. 그래서 가르치는 사람은 언제나 가르쳤다고 하고, 배우는 사람은 가르쳐 준 적 없는데 억울함만 쌓이는 것이다. 메모를 못하는 사람은 정말 중요한 것들은 빠트리고 처음부터 완벽하게 적으려고만 한다. 마치 고등학교 수학책의 행렬단원처럼 말이다.


그렇기에 우리는 메모를 힘들고 쓸데없는 것으로 인식한다. 도움을 받은 적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먼저 메모의 목표를 정해야 한다. 나는 이 고통을 이겨내면 나중에는 가장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판단하는 능력을 가지게 될 것이라는 목표를 세웠었다. 그리고 고통을 인지해야 한다. 정말 의미 없이, 지문인식기에 손을 올린다. 컴퓨터를 켠다와 같은 의미 없는 것들을 적는 고통을 겪어야 한다는 것을 인지했다. 그리고 그 보상으로 실시간으로 상대방의 의중을 파악하는 능력을 얻고, 고통에서 해방되어 많이 적지 않아도 되는 삶을 살 수 있게 되는 것을 원했다. 그렇게 내게 메모는 의미 없는 것에서 꼭 해야 하는 일이 되었다. 하기 싫은 것은 해야 하는 이유를 만들어 대상을 바라보는 인식을 바꿔야 한다. 우리는 너무 충동적이라 세상을 더 많은 색안경을 껴가는 과정으로 이해하고 바라보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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