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패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

by 이일영


휴대폰으로 기사를 보다가 빈자의 식탁이라는 기획기사가 눈에 띄었다. 매일 같은 음식으로 식사를 하는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였다.


얼마 전부터 나도 내 식사 기록을 블로그에 남기고 있다. 잘 차려먹은 어느 날이나 멋진 식당에 간 날이면 꼭 의식처럼 찍는 사진을 남겨두고 싶어서 시작한 일이다. 직장인이던 시절에는 매일 퇴근 후 집밥을 차려먹는다는 뿌틋함을 기록을 통해서 오래 기억할 수 있어서 좋았다. 또 일기처럼 쓰는 기록이 어쩐지 뿌듯해서 이어오고 있는데. 빈자의 식탁에 올라온 분들의 식탁과 지금의 내 식탁이 크게 다르지 않음에 덜컥 겁이 났다.


사실 나는 귀찮음과 피곤함으로 대충 먹고 말지 싶은 날이 많았다.

회사를 다닐 때는 아무래도 잘 상하지 않는 절임 반찬류를 즐겨먹기도 했고, 배달음식은 잘 먹지 않지만 한 그릇 음식으로 때우는 날들이 많았다. 나는 당장 식비를 줄여야 할 만큼 어려운 생활은 아니지만 기획기사에 넉넉하게 살다가 한 순간에 기초생활수급자로 전략해버린 분의 이야기를 읽은 후로 나도 그렇게 되지 말라는 법이 없지 않은가 싶어 두려움이 생겼다.


게다가 소득이 끊긴 지금. 실패한 인생인 것만 같아 한없이 작아지는 내 모습이 그들과 겹쳐서 보였다.

임대주택 거주, 기초생활수급자, 푸드뱅크 이용자 같은 것들. 곧 내게 닥쳐올 일인 것처럼 두려워졌다.

한 분의 인터뷰 내용이 내내 머릿속을 맴돌았다.




솔직히 예전에 직장 다닐 땐 기초생활수급자는

노력조차 하지 않는 사람들이라고 생각했거든요.

지금 이런 인터뷰 하는 것도 제 얼굴에 침 뱉는 기분이라서 좀 씁쓸해요.



노력조차 하지 않는 사람들이라고 생각했거든요.


지금 이런 인터뷰 하는 것도 제 얼굴에 침 뱉는 기분이라서 좀 씁쓸해요.”




http://www.kmib.co.kr/issue/poortable/story1.as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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