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 두 시에 커피를 마셨다
폴른: 저주받은 자들의 도시, 데이비드 발다치
오후 두 시에 커피를 마셨고 새벽 두 시에 범죄소설을 읽고 있다.
어느 날부턴가 오후에 카페인을 섭취하면 잠을 이루지 못하게 되었다. 초저녁 잠이 많은 나는 그때를 놓치면 그야말로 날밤을 새우게 된다.
코로나 일지도 모를 지독한 몸살감기에 걸린 지금 잘 자고 잘 먹어야 나을 텐데, 한 잔의 커피에 새벽까지 뒤척이고 있다. 잠 못 드는 새벽에 유튜브를 지겹게 기웃거리다 결국에는 책을 폈다.
어차피 잠들지 못할 거라면 책이나 보자 싶어서.
예스 24 북클럽에 가입한 후로는 전자책만 보고 있다. 눈이 꽤 피로하긴 하지만 두꺼운 책 안 들고 다녀도 되고 흥미로운 도서는 바로 다운로드할 수 있으니 디지털의 순기능이라 믿으며 적응하는 중이다. 근래에는 범죄소설에 빠져서 순문학은 뒤로하고 범죄소설들만 찾아 읽고 있다.
동일한 주인공이 등장하는 시즌 물이 그것인데 요즘 함께하는 등장인물은 데이비드 발다치의 데커 형사 시리즈다. 아내와 딸이 살해당한 전직 미식축구 선수 출신의 과잉기억 증후군을 가진 전직 형사. 그를 표현해야 하는 문구가 긴 만큼 매력적인 등장인물이고. 사건을 해결하는 영웅이다. 할리우드판 영웅물 같은 작품들인데 가볍고 재미나게 볼 수 있어서 모든 시리즈를 섭렵하고 마지막 남은 책이 폴른이다.
이다음 후속작도 한 권 더 번역된 것 같지만 북클럽게 등록된 건 이 책이 마지막이라 아껴읽어야 한다. 가능하면 천천히. 속도조절을 해야 하는데
이 야밤에 잠이 오질 않으니 어쩔 수 없다.
조금씩 천천히 읽어내는 수밖에.
코로나는 아니라는데 목은 너무 아프고 몸살기는 여전하다. 코로나로 진단을 받든 아니든 자가치료하는 건 변함이 없지만 이렇게 아픈데 코로나가 아니라고?
근데 코로나면 뭐?
정부에서도 방치상태인 역병인데 진단을 받으면 어떻고 안 받으면 어떻냐 싶은 심정이다.
진료를 받고 받아온 약은 이제 한 봉지 남았는데 그걸 털어 먹고 나면 씻은 듯이 나았으면 하는 바람뿐.
그리고 지금은, 제발 잠 좀 잤으면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