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촛불 집회 관종인
갑자기 추워진 날씨에 카페에 따듯한 음료를 마시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며칠 전까지도 문을 열고 영업하던 카페도
문 틈새로 들어오는 한파에 문 주변 자리가 싸늘하다.
덕분에 조용한 그 주변에 앉는다.
한 명의 행인이 들어오고 또 한 명이 들어오다 문이 열린 채로 고정된다.
차가운 바람이 셔츠 사이까지 들어와 결국 옆에 두었던 목도리로 목을 감는다.
그런 사람이 되었다.
결국 문을 닫으러 가지 않고 추운 내 목을 감싸는 개인이 되고 말았다.
K는 오늘도 촛불집회와 관련된 신문 사설과 뉴스, SNS 짤과 썰전까지 재방송으로 찾아본다.
관심은 많다.
하루가 일 년 같다는 문장에 공감하고 무력감을 말하는 앵커의 말과
단두대를 재창하는 패널의 말에도 맞장구를 친다.
하지만 결국 열린 문으로 들어오는 차가운 바람에 내 목만 감싸고 있다.
한편으로 그렇게 생각하기도 한다.
본인이 뽑지 않은 최고 권력자라서 면피했다고...
소고기 파동 때처럼 K가 투표했다면 종각 지하철 역에서 다시 내렸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본인은 뽑지 않았기 때문에 이런 사태에 대해 책임감은 덜고
더불어 1번을 찍은 나머지 절반의 사람들에게 책임을 묻고 싶기도 하다.
그래도 K는 마음속 깊이 응원하고 있다.
어느 정당도, 어느 후보자도 아닌
우리나라 사람들을 마음속으로 깊이 응원하고 있다.
정의로운 사회가 되길 기대하는 그 마음을,
노력하면 지금보다는 나은 보상을 받을 수 있는 희망을..
정상(頂上)은 아니더라도 정상(正常)이 되길 오늘도 응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