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센세이셔널한 하루, 나도 그 열풍에 동참한다
어제 한강 작가가 노벨문학상 수상자로 선정되었다는 소식이 전해진 직후부터 한강 열풍이 불고 있다. 비록 반짝 열풍이 될 수도 있겠지만, 그래도 사람들이 관심을 가지고 책을 사려고 하는 건 좋은 현상이라고 본다. 하루도 안 돼서 30만 부가 팔리고 품절 대란이라니, 우리나라 출판 역사상 가장 이례적인 일이 아닐까?
2016년에 한강 작가의 <채식주의자>가 맨부커 (현재는 그냥 부커상) 인터내셔널부문을 수상했을 때도 비슷한 현상이 있었으나 노벨문학상과의 비교는 되지 않는다. 나도 그때 <채식주의자>로 입문했었다.
그때도 이 책을 구매한 사람이 많았지만, 동시에 중고사이트에 가장 많이 올라온 책이기도 했었다. 한강 작가의 작품들이 대체로 어둡고, 인간의 내면을 치밀하게 파고들기 때문에 대중성은 낮은 편이다. 나는 오히려 그래서 더 좋아하지만. 비단 한강 작가라서 그런 것만은 아니고, 노벨문학상 수상작들이 대체로 대중성은 낮은 편이긴 하다.
그래서 호불호가 극명하게 갈리지만 대체로는 불호 또는 어렵게 느낄 수 있다. 한강 작가의 작품이 호불호가 갈리는 건 예전부터 많이 알려진 것이고. 이번에 처음 접한 사람들은 적잖이 당황할 수도 있겠다.
그래도 나는 제일 좋아하는 작가 중에 한 분이라 마치 가족의 일처럼 기쁘게 생각될 정도인데, 대다수의 사람들은 단지 한국에서 노벨문학상 수상자가 나왔다는 그 상징성에 더 큰 의미를 두는 것 같다. 그 상의 권위보다는 작품 그 자체로 평가받을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언론에서 친절하게 현재 한강 작가의 도서 판매 순위도 알려 준다. 보니까 나는 1~9위까지는 이미 종이책이나 전자책으로 소장하고 있고 각각 두 번 이상은 읽은 것 같은데 10위부터 순위권 밖에 있는 책들은 그동안 살까 말까 고민만 했었다. 그러다가 이 참에 사기로 했다.
내가 오늘 구매한 책들은 <바람이 분다, 가라>, <여수의 사랑>, <내 여자의 열매> 등 세 권이다. 공교롭게도 다 문지에서 나온 책들이네. 이 책들은 종이책으로만 나와 있다. 문지는 전자책을 내려면 다 내주든가...
<여수의 사랑>과 <바람이 분다, 가라>는 예전에 샀던 것 같은데 (아직 읽지는 않았지만) 책을 찾을 수가 없고 구매한 내역을 확인하기도 어려워서 그냥 다시 구매한 것이기도 하다.
다른 책들에 비해 인지도가 낮은 편이라 책 구매에 별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생각했는데, 아침에 구매할 때만 해도 내일 발송 예정이었다. 그러나 오후가 되어 보니 그 책들도 예약 판매로 바뀌어 1주일 뒤에 발송 예정이네. 그 책들은 아예 재고 자체가 얼마 없었던 거겠지. 그때 발송되는 건 맞나? 자칫하면 내가 휴가 가 있는 동안에 올 수도...
그러고 보니 한강 작가도 초기에는 주로 문지, 창비에서 책을 내다가 지금은 문동에서 주로 내고 있다. 문지에서 나온 책들은 비록 인지도는 좀 낮지만 이번 특수를 통해서 수익이 좀 날 수 있기를 바란다. 창비나 문동은 알아서 잘하니 걱정 안 한다.
그리고 소소한 자랑 하나. 작년에 <작별하지 않는다>에 한강 작가의 친필 사인을 받을 기회가 있어서 신청했었다. 이미 종이책으로 갖고 있는 책이고, 비록 비대면이긴 하지만 뿌듯한 마음. 두 권이 되어도 아깝지 않아. (내가 친필 사인받으려고 재구매한 책들이 꽤 많다)
특히 '강건'이라는 단어가 더 와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