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리니킴 Nov 12. 2022

재미의 구성요소

최근 정말 다양한 지인과 동료를 두루 만나 점심과 저녁을 함께 먹었다. 


크립토 커뮤니티에 속한 후배, 프런트엔드 개발자, 프로덕트 디자이너, 시리즈A 투자를 받은 창업자, 시리즈B 투자를 받은 창업자, 창업했다 전향한 벤처캐피털리스트, 운동 콘텐츠 사업가 등. 


이 모든 이들과 이야기의 코드가 정확히 들어맞는 지점에서 몇 시간이고 떠들 수 있었는데, 그 지점은 바로 '나는 무엇을 하고 싶은가, 나는 무엇을 원하는가' 였다. 


흥미로웠던 건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재미'를 추구한다는 것이다. 왜 창업을 했는지, 어떤 일을 하고 싶은지를 물었을 때, '재미있는 일', '재밌어보이는 것', '일이 재밌어서' 라는 답변이 돌아왔는데 이 재미의 기준이 또 사람마다 다르다보니 '무엇이 재밌는지'를 자연스럽게 묻곤 했다. 


많은이들이 일과 인생에서 '재미'를 원하고 추구했는데, 그 사람이 어떠한 것을 재미있다고 표현하는지, 각자가 말한'재미'에 대해 이해가 되는 부분도 있었고, 답변이 모호해서 내가 잘 모르겠는 종류의 재미도 있었다. 


특히 창업한 지인들이 말하는 '재미'의 포인트는 굉장히 다층적이었는데 그들이 정의한 재미는 고통이 수반된다는 점이 나에게 특히 재밌었다. 


창업자들은 자신의 생각과 시장의 반응이 맞아떨어질 때 희열을 느꼈다. 투자자들로부터 인정을 받았을 때 - 법인 통장에 0을 셀 수 없을 정도의 돈이 꽂혔을 때, 고객으로부터 인정을 받았을 때 - 드디어 회사의 매출이 오르면서 흑자 전환을 했을 때가 '재밌다'고 했는데... 


이 '재미'를 위해 레버리지하는 시간과, 갈등 조율 비용과(직원, 가족, 투자자, 공동창업자 간의...), 자원이 많이 들텐데 레버리지에 성공했을 때 '재밌다'고 말했다. 나는 그들이 정의한 재미를 그렇게 이해했다. 물론 레버리지가 안된 경우, 재미의 대척점엔 고통이 있었고, 그건 정말 재미가 없는 결과였다. 


사람들에게 무엇을 하고 싶은지, 무엇을 원하는지를 물어봤을 때 그 사람의 답변이 자신이 욕망하는 것의 아주 일부분을 보여준다고 생각한다. 나는 그런 이야기를 듣고, 내 나름대로 해석하는 게 재미있다. 


나는 자신이 욕망하는 것을 좇고, 그러다 망하고, 대부분 실패하고, 그럼에도 다시 일어서려고 분투하는 사람들을 좋아하고, 언제나 응원하며 나도 그런 사람이 되고자 욕망한다. 


각자가 재미있어 하는 게 무엇일까. 


이게 궁금한 나는 오늘도 엘레베이터 마주친 동료들에게 '요즘 재미있는 일 뭐 없어요?'를 물어본다. 

매거진의 이전글 목요일의 출근이 기다려지는 이유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