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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요꼬 Jun 15. 2018

[19주] 알곡이는 딸이었어~

19w 2d 기록

알곡이를 품은 지도 어느덧 19주.

3년의 연애와 3년 반의 결혼 생활을 하면서

서로에 대한 소중함에 무뎌져 매너리즘에 길게 빠진 나였다.


작년 가을부터 올해 초까지 

내 일상에 사랑이나 여유는 없었고 오직 회사에만 몰두했는데



지난 3월...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타이밍에 알곡이를 만나게 되었다.

아직도 그때의 그 기분을 잊을 수가 없다.

언제나 완성되지 못해서 불안하고 두려웠던 나의 삶에 마침표가 찍힌 느낌이랄까.


하지만 임신 소식을 들은 남편의 표정엔 의아함이 가득했고

'어떤 놈의 자식이냐'는 말까지 들었더랬다.

사실 우리 부부가 한동안 서로에게 소원하고 친밀하지 못한 까닭도

그 질문에 한 몫을 했으리라.



그렇게 알곡이와 배에 담고 다닌 지도

어느덧 5개월이라니!


빠르게 흐르는 시간에 새삼 놀라기도 하고

배꼽 옆으로 생기는 얼룩덜룩 번개 모양에 슬퍼하면서

알곡이를 만나기 위해 열심히 로딩중.



이렇게 내 삶에 온전히 들어와 버린 김알곡.

우리 딸.


다른 사람들은 빠르면 14주부터 성별을 알기도 한다는데

우리 알곡이는 계속 신비주의를 고집한 까닭에

나는 19주를 채우고서야 알 수 있었다.


그나저나 태동은 언제부터 느끼려나?

입덧이 전혀 없던 나인데

태동에도 무딘 엄마가 될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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