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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길윤웅 Jun 15. 2018

"쓸데없는 것에 관심을 가져봐라"

직장인들의 삶을 그려 공감을 얻고 있는 그림 왕 양치기 양경수 작가

서울 상암동 북카페  바이 북에서 '그림왕 양치기'라는 이름으로 잘 알려진 양경수 작가의 북 토크가 열렸다. 양 작가는 자신이 최근에 펴낸 책, 잡다한 컷의 출간을 기념한 자리에 참석해서, 자신이 작가로 살아온 길을 솔직하게 털어놓았다. 타인의 삶을 들여다보듯 자신의 삶도 그렇게 들여다보는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참가비를 내서 그랬는지 아니면 이벤트로 맥주가 제공되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커피와 맥주 중 선택을 하라고 해서, 맥주 한 잔으로 그의 강연을 기다렸다.

자신의 지난 삶과 그림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는 그림왕 양치기 양경수 작가


어떻게 그림을 그리게 된 이유를 구체적으로 알게 되었다. 가족의 이야기도 숨김없이 꺼냈다. 그의 이야기를 통해서 어떤 시각으로 세상을 대하는지도 느낄 수 있었다. 살아오면서 자신의 업을 이룬 사람들을 보며 느끼는 것이지만 그냥 이루어지는 게 아무것도 없다. 뭐, 그까짓 것 못할까 싶지만 그게 아니다.


열정 만으로 모든 것을 말할 수는 없겠지만 자신이 할 수 있는 것과 할 수 없는 것이 무엇인지 알고 잘할 수 있는 것에 집중했던 것이 그의 그림이 사랑을 받을 수 있었던 것이 아닐까. 공감할 수 있는 그림과 글은 고민의 끝에서 나오는 것이다. 웹툰 작가가 1회 분의 이야기를 하기 위해 수십 장의 그림을 연결해서 보여줘야 하지만 자신은 그러한 것과 맞지 않음을 알고 한 컷으로 이야기하는 일에 몰두하게 되었다고 한다. 4컷도 해보고 2컷으로도 해보고 1컷으로 그의 이름을 알렸다.


직장인들의 애환을 담은 그림 한 컷이지만 그 한 장의 그림이 주는 힘이 세다.  


그러한 그림을 시작으로 광고 분야에서도 그와 함께 공동작업을 많이 요청하고 있다. 불교화를 그려 전시회도 가졌다. 현재 국립 광주박물관에서 진행 중인 전시회에는 '팔상도'를 출품했다. 외국에서도 그의 작품이 전시되었다. 불교화를 그리던 중 번역서에 자신의 그림을 스무 장 정도 넣은 후 그 인연으로 자신의 첫 책을 내어 이후 후속 작업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


불교에서 말하는 인연이라고 해야 할지. 어쨌든 그렇게 일은 작은 일 하나가 물고 들어가는 것 같다. 그의 경우를 보니. 그의 작품이 시대적 공감을 얻은 이유도 있지만 말이다. 어쨌둔 좀 더 큰 그림을 많이 그려 시대를 풍자하고 아픈 곳은 좀 달래주는 그런 그림을 많이 그려주길 부탁하고 싶다.


우리가 갑질사회의 불편함을 이여기하면서 정작 우리가 다른 이에게 갑질을 하고 있지는 않은지 돌아봐야 할 시간임을 느끼게 해준다.


남들이 관심 갖지 않는 것에 대해서 좀 더 눈여겨보는 힘이 그를 있게 만들었다. 쓸데없는 것에 관심을 가졌다. 남들이 자신을 알아보는 게 아니라 자신이 남들을 알아보는 데 더 열을 올린 것이다. 사회적 약자를 향한 그의 마음이 오래도록 이어지면 좋겠다. 그래서 사람들이 위로받고 서로 격려하며 살아갈 수 있는 거름이 되어주면 좋겠다. 뭐 억지로 할 수 있는 일은 아니다. 내가 하라고 해서 하는 것도 아닐 테고.


<잡다한 컷>은 간호사, 사회복지사, 소방관, 고3 등의 삶과 직업 사이에서의 어려움을 다루고 있다.


한 사람의 인생을 만나 나의 삶을 돌아보고 앞으로의 삶의 변화를 어떻게 이룰 것인가 생각할 수 있는 저녁 시간이었다.


직장생활은 낙원이 아니다. 어렵고 힘든 곳이다. 내가 살아가면서 인간으로서 누려야 할 진짜 삶을 미루고 기업이 요구하는 일과 노동을 제공하는 삶이니 즐거울 게 없다. 다 잡을 수는 없다. 놓아야 할 욕심과 잡아야 할 욕심을 구분할 수 있다면 워라밸이 남의 이야기만은 아닐 것이다.


양 작가는 직장인이 겪는 일들을 한 컷의 그림에 담았다. 글을 잘 못써 그리듯 글을 썼따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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