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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살라 Dec 15. 2024

소년이 온다고 했다

소년이 온다고 했다

소년이 온다고 했다
나를 구하러,
옛날의 소년이 온다고 했다.

어릴 적 빛이었던 소년
햇살에 반짝이는 눈동자와
바람을 타고 날아다니던 웃음소리로
모든 어둠을 몰아내던 소년
그가 온다고 했다

소년은 나의 눈물을 알았고
내가 감추려 했던 상처를
가만히 바라보는 법을 알았다
말하지 않아도
숨기려 애써도
소년은 언제나 아픔을 꿰뚫어 보았다
그러고는 말없이 다가와
가장 부드러운 손으로 닦아주었다.

소년이 다시 온다고 했다
그 소년은 세상의 바람을 맞으며
얼마나 자랐을까
한때 작은 어깨로도 슬픔을 안았던 그
지금은 얼마나 넓은 품을 가지고 있을까
그가 내게 다가와
또다시 물어볼 것이다.
"너, 아직도 울고 있니?"

소년은 어쩌면 구원
어린 시절 웃게 했던 기억들
묻어 두었던 희망들

그때의 소년처럼
시간을 넘어 온다고 했다
묵은 먼지를 털어내
일으켜 세우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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