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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도가 없으면 괜찮다
총을 들었어도
쏠 생각은 없었다면
'책임 없음'
법의 이름은 있으나, 힘은 없고
판결은 있으나, 책임은 없다
결과는 우연이고
내란은 해프닝이고,
계엄은 계몽이다
살인미수범도
나라를 망쳐도
헌법을 밟아 찢어도
헌법의 성소만 무력화하지 않는다면
"의도는 없었습니다"
이 한마디면 통과였다
그럼 묻는다
의도가 없으면 죄가 없고
결과가 있어도 책임이 없다면
그게 법인가
그게 나라인가
누가 정의를 죽였는가
누가 민주주의를 헌납했는가
누가 저 재판관들의 눈을 가렸는가
우린 본다
눈을 감은 자들의 판결을
귀를 막은 자들의 법전을
말을 잃은 헌법을
탄핵심판이 다가온다
또 묻는다
그날도 의도를 따질 텐가
그날도 궁예가 앉아 있겠는가
그날도 정의는
재판정 밖에서 울고 있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