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마음을 곱게 접어 너에게ㅡ
금방이라도 흘러내릴 듯한
감정의 수면 위에
고이 접은 종이배 하나를 띄운다.
마음을 가지런히 펼쳐놓고
모서리를 맞추어 꾹꾹 눌러 접은
누구도 볼 수 없는 종이배를
눈에 보이지 않는 수면 위로 띄운다.
흘러내리는 감정의 굽이굽이 마다
금방이라도 가라앉을 듯한 종이배 하나가
흔들흔들 떠내려간다.
그렇게 흘러가다 보면,
언젠가는 그 곳에 닿겠지.
너에게 가 닿겠지.
고작 볼품없는 종이배일지라도,
이제는 구깃하게 접혀져 버렸을지라도,
그 마음만은 홀로 그곳에 도착하게 되겠지.
네가 종이배와 마주하는 순간이 오게 되면,
그것을 주머니 속 깊이 소중히 간직하든
거리의 어딘가에 무심히 내던지든
아무래도, 좋다.
도착할 수 없을거라 생각했던 그 먼 곳에
전할 수 없을거라 생각했던 나의 마음이,
꿋꿋하게 가닿았으니.
누구도 볼 수 없었던 그 종이배를,
놀랍게도 네가 봐주었으니.
그것으로,
아무래도 좋은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