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8.행남해안산책로를 걷다

울릉도, 내 마음을 물들이다.(2015년 8월)

by 김남웅


울릉도를 소개하는 곳곳마다 좋았다며, 멋있다며
많은 사람이 추천하던 곳.
영롱한 달빛과 파도가 부서져서 은은하게 반짝이고
곳곳마다 사람들의 발길을 머물게 하던 곳.
어젯밤 산책로의 모습이 떠올라 행남 해안산책로를 다시 찾았다.

관광안내도. 이곳이 저동 해안산책로 출발지점이다


행남 해안산책로는 저동 촛대바위와 도동항 사이 해안길을 연결하여 만든 2.6Km의 산책로로 도동항에서 저동 쪽으로 일부 구간만 관광을 목적으로 운영하다 2008년 4월에 전구간을 개통하게 되었다.

짙푸른 바다와 기암 절벽과 절벽 사이를 잇는 동굴이 햇빛과 어우러져 환상의 아름다움을 주는 울릉도 관광 명소이다.

내가 방문했을 때가 오후였는데 오전에 방문했더라면 햇빛이 모든 사물에게 빛을 비주어 더 맑고 밝고 아름다운 풍경을 보았을 거라는 생각이 든다.


저동 해안산책로 출발점에서 바라본 소라계단. 멋지다.


행남 해안산책로의 시작점인 저동항.
햇빛이 정수리를 뜨겁게 달구는 일요일 오후.

슬러시를 아이들의 품에 안기고서 해안길을 출발한다.





커다랗게 삼각형 모양으로 뚫린 바위 구멍이 신기하고 멋있다.

가운데 사람이 서있는 것이 어울린다고 생각했는데 바닥이 콘크리트라서 그것이 조금 아쉬웠다.

그냥 자연 상태였으면 또 하나의 아름다움을 이 큰 구멍으로 만날 수 있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그러고보면 사람이 능력을 발휘한 결과물이 다 좋을 수 없고 그것이 오히려 자연을 훼손하여 자연이 주는 감동과 기쁨을 반감시키는 경우가 많다.


콘크리트가 없었으면 더 아름다웠을텐데.


좁은 콘크리트 통로의 지나자 해안선이 뚜렷하게 다가온다.
탁 트인 바다와 해안선을 끌고 가는 좁다란 도로와

햇빛에 시리도록 푸르른 바닷물과
절벽을 이어주는 다리들.
조카들의 손을 잡고 그 길을 걷는다.
가는 길이 마다 눈이 즐겁다.


멀리 보이는 죽도, 해안선을 따라 여객선이 지나간다




높은 절벽 꼭대기를 오른다.
달팽이처럼 돌고 돌아 오르는 소라 계단.

계단 폭이 좁고 57m의 수직 계단이라 짙푸른 바다가 아찔하게 내려다보이고
가슴이 쫄깃쫄깃해지고 머리가 어질어질해진다.

역시 여행도 젊어서 해야지 늙어서 이 계단은 못 오를 것 같다.

수직계단의 폭은 사람이 서로 지나갈 수 있을 정도고 계단도 낮은 높이로 만들어져 있어서

높은 곳을 오르는 힘과 용기만 있다면 노인분들도 다녀올 만하다.


꼬불꼬불 소라계단 57m를 오른다.




계단을 올라 그 꼭대기에 다다르면 무서움이 사라지고 만다.

멀리 저동항의 포구가 한눈에 내려다보이고

해안선을 따라 길게 줄줄이 이어진 산책로의 풍경이 절경이다.

파란 하늘과 파란 바다가 어울려한 폭의 그림이 되고

바다 위에 떠있는 섬들이 그 아름다움을 더한다.

바라보는 사람마다 탄성이 절로 나오고

카메라 셔터를 절로 누르게 된다.




행남 해안산책로를 따라 바닷가를 걷는다는 것.
갈매기를 안고 바람을 품으며
파도를 안고 섬 자체를 품으며 가는 길.
좁은 길을 따라 오르고 내리며 돌고 돌아가는 길.
우리네 삶과 같고 우리네 인생과 같아서 좋다.


자연길이 아닌 인공길인 것이 아쉽다.
소라계단 아래애서 바라본 죽도. 푸르고 맑다.




자연이 만든 해안로와 인간이 만든 해안로가 조화를 이루어

울릉도의 아름다움을 더 많이 알리고

더 많은 사람들이 추억을 쌓을 수 있기를 기대한다.

다만 관광객이 많아지면서 쓰레기가 쌓이고 오염되지 않기를

인간의 욕심에 자연이 훼손되고 아프지 않기를,

후손에게 자연 그대로의 아름다움을 물려줄 수 있기를 바래본다.


바닷빛이 마음을 설레게 한다 뛰어들고 싶다.






[2015년 8월 2일 - 여행 둘째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