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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Gift] 지금 이 순간, 훌라가 그냥 좋아!

마음이 가는대로 네 감정을 허락해, 감정도 나야

그냥 마음이 간다, 훌라에게! 

오늘 저녁에 훌라 수업을 다녀왔다. 수업을 듣기 시작한 지 3주가 지났다. 일주일에 한 번씩 수업을 들으러 가는데, 이 하루를 위해서 일주일을 기다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매일매일 훌라 영상을 찾아보고, 하와이 음악을 들으면서 지낸다. 아침에 일어나는 것이 힘들고, 다른 일에 집중이 안 되더라도 "훌라 스텝이나 한 번 밟아볼까?" 생각하면 몸이 일어나지고, 집중이 되고, 재미가 있다.


나에게 벌어진 이 새롭고도 진기한 현상을 머리로 분석하고 이해하려고 하면 할 수 없는 일이다. 내 마음 혹은 머릿속에는 이런 생각이 떠다니기도 한다.


"아니, 하와이 사람도 아닌 한국인인 내가 이제 와서 이 훌라를 배운다고 해서 뭐가 될까?"

"한국인으로서의 이점을 누리려면 뭔가 더 전통적인 것을 배워야 하는 거 아닐까?"

"그동안 해오던 오가닉 가드닝 활동은 어쩌고 지금 하와이에 빠진 거야? 하던 일해야지?"


한국의 전통문화에 대해서도 관심이 많은 것은 사실이다. 한국의 식문화, 문양에 관심이 많고 잘 배우고 사용하며 살고 싶다. 오가닉 가드닝도 좋아하고 계속 해나가고 싶다. 그런데 지금 이 순간, 내 마음이 자꾸 하와이에 끌리고, 훌라가 너무 즐겁고 재밌다.


자연스럽게 몸과 마음이 하와이와 훌라를 향해 흘러가는 것을 어쩔 수 없다. 논리, 합리성, 효율성으로 막아낼 수 있는 것이 아니기에.


하와이, 감정을 허락하기 위해 떠났던 여행


그러고 보니 하와이 카우아이 섬으로 떠났던 여행은 나에게 감정을 허락하기 위해서 주었던 선물 여행이었다.


마음껏 슬퍼하지 못했던 나에게

마음껏 울지 못했던 나에게

마음껏 춤추지 못했던 나에게


나의 몸과 마음을 해방시켜주기 위해서 떠났던 여행이었다.

그래서 그런가 보다. 하와이가 좋고, 훌라가 좋은 이유 말이다.


꿈속에서 선물 받았던 바로 그 색깔의 파우(훌라 치마)


산타페냐, 하와이냐, 어디로 떠날 것인가?


2019년의 겨울, 두 지역을 놓고 한창 고민하고 있던 어느 날에 하나의 꿈을 꿨다. 산타페와 하와이 양쪽에서 모두 살았던 문숙 배우님이 꿈에 나와 나에게 분홍색과 주황색이 섞여 있는 옷을 고이 접어서 양손을 내밀어 선물해 주었다. 꿈에서 깨자마자 이것은 하와이의 색이라고 느꼈고, 하와이를 향해 떠나기로 결정했다.


꿈을 꿨던 당시에는 선물 받았던 그 옷이 스킨스쿠버 옷이라고 느껴졌다. 그런데 얼마 전, 여러 색상과 디자인의 파우(훌라 치마)를 두고 고민하다가 최종적으로 산 파우를 입으면서 깨달았다.


"그때 꿈속의 그 옷은 이 치마였구나! "


꿈 분석가 고혜경 선생님이 책에서 이야기하셨지. 꿈의 내용을 다 기억하지 못해도, 어렴풋하게 기억나는 색깔 하나 만으로도 무의식을 분석할 수 있다고. 그렇게 나는 꿈속에서 선물 받았던 색깔을 찾아 무의식의 여행을 떠나고, 그것을 의식의 세계로 가지고 온 것만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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