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ipley Anyway
진심은 1g도 느껴지지 않는, 마음에도 없는 말을 너무 과하게 남발한다거나, 오로지 남들에게 주목받을 요량만으로 하지 않아도 될 말을 굳이 굳이 용케도 찾아내서 밥 먹듯 일삼는 사람 한 명이 섞인 모임의 대화방 때문에 마음과 머리가 꽤 복잡하던 요즘. 안 보자니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까지 잃을 필요성을 못 느끼고 넋 놓고 보고 있자니 매일같이 해대는 부정적 어감의 상습적인 허언으로 그득한 잘난 척을 듣고 있기도 영 찝찝했다.
이럴 거면 역시 손절만이 해답이지 싶다가도 공동체로 엮인 모임이라 그러기도 쉽지 않아 답답한 마음을 숨길 수 없어 애꿎은 툴툴거림으로만 넌지시 에둘러 표현할 수밖에 없었던 소심한 나날들. 애니웨이! 이제는 리플리가 그냥 리플리 이듯이, 리플리 증후군이나 공상허언증을 가진 자라는 결론으로 치부,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더 이상 마음 쓰지 않으려 노력해본다.
한 개인이 가진 크고 작은 피해의식과 열등감에 사로잡혀 그녀 자신도 모르게 시달리고 만 결과로 나타난 모습이란 생각에 한동안 안쓰러운 마음으로 본 적도 있었다. 하지만 돌이켜 생각해보면 그녀의 행동 패턴은 지독하게 집착스럽고 타인에게 적지 않은 불쾌감을 수반한다는 점에서 더 이상 시간을 써 이해해보려는 시도조차 중단하고자 한다.
사람들이 한창 이야기 중인 대화 주제의 특성이나 사회적 위치라면 어떻게든 본인을 끼워 맞추어 한 자리 꿰차는 이미지로 억지 메이킹하느라 급급해 보이고, 남들이 궁금해하는 질문마다 실제 경험하지 않은 무모한 거짓 대답을 반복하기 일쑤라 듣는 사람들 마저도 이젠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리듯 ‘아 또 시작됐구나’ 하고 말없이 체념하게 만드는 지경에 이르렀다. 가만히라도 있으면 중간은 갈 텐데 얼마 없던 신뢰감마저 탈탈 털리고 있는 모습을 보고 있자니 마음 한편이 짠하기도 하다.
왜 본인을 더 속박하고 옭아매는 방향으로 질주하는지, 왜 언제나 본인에 대한 흠집이 하나라도 있으면 큰일이라도 날 것처럼 무리하게 둘러대기만 하는지 정령 그런 삶이 힘들진 않은 건지 단도직입적으로 묻고 싶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