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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쾌한 서C Jun 22. 2017

미래를 예측하는 책 두 권

'세계미래보고서2055' 와 '일의미래: 무엇이 바뀌고 무엇이 오는가'

[과학] 세계미래보고서2055 / 박영숙,제롬글렌 / 비즈니스북스     과
[경제] 일의 미래: 무엇이 바뀌고, 무엇이 오는가 / 선대인 / 인플루엔셜

1. 놀라운 변화의 시대

오래된 이야기처럼 들리지만 아이폰이 처음으로 출시되었을 때가 2007년이었으니, 스마트폰이 탄생하고 진화하기까지가 불과 10년도 되지 않았습니다. 참으로 놀라운 일이죠. 아이폰이 나오기 불과 10여 년 전에는 말이죠. 게임기가 있는데 게임을 왜 전화기에 넣고, 컴퓨터가 있는데 굳이 인터넷을 왜 조그마한 전화기로 불편하게 하려 하며, 멋진 카메라가 있는데 애써가며 왜 전화기로 사진을 찍냐며 핀잔주는 사람이 대다수였죠. 저는 그 대다수 중에 하나였으니, 제 미래 감각은 형편없었던 것 같습니다. 하긴 생수를 처음에 판매한다고 할 때 '물을 판매하면 사람들이 산다고? 봉이 김선달이야?' 말하며 정신없는 놈들 많군 했던 적도 있으니, 제 미래를 예측하는 능력은 딱 그 수준이었을 겁니다.

그 10년 동안 스마트하게 진화하는 기술은 가히 혁명적일 만큼 빠르게 이루어지고 있어요. 농업혁명이 우리 인간의 수만 년의 시대를 바꾸어놓았고 과학혁명과 맞물린 산업화 시대의 혁명이 그 이전의 수천 년의 삶을 송두리째 바꾸어놓은 것처럼, 우리가 지나왔던 10년이 100여 년 동안의 기술을 압도하고 있는 새로운 시대로 넘어가고 있는 현장을 우리는 목격하고 있는 건지도 몰라요. 전에는 대수롭지 않게 여겼거나 듣도 보도 못했던 용어들인 인공지능, 사물인터넷, 자율주행, 무인 운송 수단, 3D 프린팅, 나노 기술 등이 수도 없이 미디어에 등장하죠.  4차 산업혁명이라고 우리가 말하고 있는 이러한 변화가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어 버린 시대에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겁니다.

2. 미래를 예측하는 책 두 권

미래를 예측하는 책 두 권의 책을 읽었습니다. 두 권다 미래의 모습을 그려보는 책인데, 구분하자면 <세계 미래보고서 2055>는 한 세대 후의 거시적인 변화를 살펴보려 한 책이고, <일의 미래: 무엇이 바뀌고 무엇이 오는가>는 더 가까운 미래의 직업 환경의 변화에 대해 다루고 있죠. 더 자세히 비교해보면 두 책 내용이 미래 사회의 모습을 그리고 있지만, 앞의 책은 인공지능, 생명공학, 의학, 경제 등 전반적인 4차 산업혁명 진행과정에서 변화하게 될 미래를 개괄식으로 다루고 있다면 뒤의 책은 수년 후의 일자리가 어떻게 변할지, 어떤 직업을 가져야 하는지, 어떠한 방식으로 대처해야 하는지를 경제학적으로 서술하는 차이가 있습니다.

급변하는 미래를 맞이하게 될 거라는군요. 굳이 이렇게 이야기하지 않아도 우리는 계속 막연하게나마 하루하루가 변화하고 있음을 느끼고 있어요. 하루가 멀다 하고 '더 빠르게, 더 편리하게, 더 건강하게'를 추구하며 새로운 기술과 사물들이 쏟아지고 있죠. 인공지능이 인간의 게임이라는 바둑에서 이세돌과 커제를 꺾는 게 이제 당연하다고 받아들이며 살고 있고 뉴스에서는 자율주행차에 대한 이야기가 시시때때로 나오며 공유 차량인 우버는 공유 시스템의 대명사로, 비트코인으로 대표되는 블록체인, 각종 건강 기능이 탑재되어 있는 사물 인터넷 용어를 마주하며 무엇인가가 변하고 있음을 본능적으로 감지하고 있지요. 그리고 더불어서 미래 환경에 맞게 직업도 재편될 거라는 것도요. 다만 직접적으로 맞닥뜨리고 좌절하지 않고 않기에, 현재의 밥벌이에 충실해야 삶을 버틸 수 있기에 애써 눈 감고 있는 거겠죠.

3. 불안한 미래

예측은 말 그대로 현재의 상황을 가지고 미래를 전망하는 것인데, 워낙 우리가 변화의 한복판에 있기에 그 예측이 진짜 현실이 될지, 유토피아가 될지 디스토피아가 될지 속단하기는어려워요. 사실 앞의 두 책의 예측이 현실이 될 것도 있지만 아닐 것도 분명히 상당 부분 있을 것이거든요. 현실이 될 거라고 믿는 사람은 이것저것 재지 않고 우선 출발하는 기차에 선탑 해보려고 하겠지요, 꼭 그리될 거라고 믿으며 미래 테마주에 몰빵을 하거나 새로운 얼리어답터가 되어 미래의 기수가 되려고 노력할 겁니다. 반대로 디스토피아를 바라보는 사람들은 위험한 인간의 도전에 경악하며 인간 본성을 이야기하고 윤리적 사안을 이야기하며 목적 없이 질주하는 미래에 브레이크를 걸기 위해  애쓰겠죠. 그런데 브레이크가 걸릴까요?

사실 더 하고 싶은 말은 이거에요. 이상하게 이런 책을 읽으면 불안해진다는 거예요. 확언하기 싫지만 그래도 다가오는 실체를 느끼고, 변화가 있을 거라고 느끼지만 정확히 어떻게 맞이해야 하는지 매뉴얼이 있는 것도 아니고, 과거 해오든 대로 하면 편리한데, 더 편리한 세상을 위해 현재의 편리함을 철저히 버려야 하는 이상한 상황에 빠지기도 하니 불안하지 않을 수 없죠. 미래 직업은 수시로 변하며 기존의 직업 대부분이 사라진다는 예측은 그 불안을 증폭시키고, 그런 시대에 직업을 가지려면 내가 무엇을 할 수 있나라는 자괴감에 빠지기도 하고 말이죠. 또한 어디까지 예측이 맞아떨어질지는 우리 능력 밖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요. 예를 들어 1017년에는 1067년을 예측하는 게 그리 어렵지는 않았겠지요. 농업 시대였고, 여전히 왕은 존재하였을 거고, 농사를 짓거나 글 공부를 하거나 하면서 삶은 그 환경에 적응하면 그만이었을 테니 말이죠. 그런데 2017년인 지금은 너무 쉴새없이 변해서 2067년에 과연 무슨 일이 일어날 것인지 어떤 제도 속에 살고 있을지, 어떤 환경 속에 놓여있을 것인지, 어떤 직업이 생겨나고 존재할지 예측 가능할 수 있을는지요.

4. 행복하지 않은 우리들

그럼에도 확실히 예측 가능한 몇 가지 것이 있을 거예요. 우선 많은 것들이 지금과 다르게 끊임없이 변한다는 것이 당연할 겁니다. 정체되지 않을 거라는 건 확실히 예측 가능하죠. 그리고 또 하나 확실한 것은 우리는 여전히 행복을 추구하지만 행복하지 못할 거라는 거예요. 과거부터 지금까지 행복하기 위해 우리들은 부단히 노력해 왔죠. 경제적 부를 획득하는 것도, 권력을 가지기 위해 애쓰는 것도 결국은 행복함을 맛보기 위해서였잖아요. 그런데 성취하면 더욱 큰 욕심이 생기고 갈등이 생기고 또 불행해지는 거죠. 결국 유토피아든, 디스토피아든 변화한다는 것은 역사적 사실일 거고, 그 속에서 우리는 현재보다 더한 만족과 행복을 찾기 위해 노력할 거란 것 또한 사실일 거고 행복하지 못할 거라는 불안함도 사실이란 겁니다. 실상 이런 것들이 두 권의 책을 읽어가며 놀라운 과학 기술의 진보와 새롭게 만들어지는 직업을 알아가는 것보다 더욱 머릿속에 맴돌았던 생각이었어요.

그리고 끊임없이 질문들이 이어졌지요. '결국 이 모든 변화는 무엇을 위해 이루어지는 걸까요. 인간이 질병, 시간, 심지어 죽음까지 포함한 무엇이든 통제하려 하는 까닭이 무엇일까요. 행복하기 위해서일까요. 아님 그 위의 상위 개념을 위해서인가요. 앉으면 눕고 싶고, 누우면 자고 싶다는 말이 있듯이, 과학과 기술의 진보로 더욱 편하게 더욱 빠르게 변한다고 그것에 만족하며 우리가 행복할까요. 그 속에서 나는 무엇을 해야 할까요. 앞으로도 쭉 우리는 행복하지 못할 거고 행복을 파랑새마냥 찾아다닐 텐데 그때마다 느끼는 좌절감과 상실감은 어디에서 위안을 얻어야 할까요.'

5. 넋두리는 그만하고
         
책 두 권을 넋두리로 이야기했습니다. 책 내용을 요약하면 두 권다 미래 예측을 위한 책입니다. 더 자세히 보면 <세계미래보고서 2055>는 제목 그대로 한 세대 후의 미래를 예측합니다. 다양한 4차 산업혁명에 연관되어 소개되는 신기술과 그 기술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새로운 용어들을 소개해요. 다분히 현실적으로 이루어질만한 미래 기술에 대해 말하며 낙관적이기까지만 미래 시대의 모습을 건조하게 이야기합니다. 반면 <일의 미래: 무엇이 바뀌고 무엇이 오는가는>는 바로 눈앞에 닥친 미래를 이야기하며 더 미시적인 미래 일자리 환경과 그 환경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직업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그래서 이 책을 읽으면 현재 진행되고 있는 교육의 문제점과 미래 시대에 무엇을 하며 살아가야 하는지를 고민할지도 모르겠습니다. 물론 그렇다고 명쾌한 해결책이 나와 있는 것은 아니고요.

책을 읽고자 하는 사람들은 미래를 좀 더 준비하기 위한 사람들일 겁니다. 그리고 책을 손에 들고 읽고 있는 사람들은 미래 환경에 빠르게 적응하기 위한 절박한 사람들이 많을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직접적인 해결책이나 도움을 원하는 사람들이 이러한 개괄적이고 나열적인 설명들이 도움이 많이 될지는 모르겠습니다. 다양한 미래 용어와 그 실체를 만날 수 있고 현재 직업과 그 직업 마인드가 얼마나 미래 시대에 맞지 않는 것인지 정도로 만족하면서 읽으면 모를까 그 이상이 있는지는 잘 모르겠다는 거예요. 오히려 미래 시스템에 맞는 나만의 주관적인 삶을 어떻게 하면 만족하며 살아야 할지를 고민하면서 읽는 게 더욱 즐거운 책 읽기가 되지 않을까 생각이 들기도 하고요.



어쨌거나 이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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