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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쾌한 서C Aug 30. 2017

82년생 김지영

지극히 현실 속의 김지영을 소설로 읽은 기분-

1.

네. 소설 속 김지영은 우리 주변 곳곳에 살아가고 있어요. 읽는 사람이 쉽게 공감하면서 읽을 만큼 너무나 일상적이어서 여성은 소설이 아니라 일기장을, 남성은 소설이 아니라, 신문 기사를 보고 있는 듯한 경험을 할지도 모르겠어요. 그만큼 생생하고 아픈 이야기들이죠.


2.

이 소설의 독특한 특징은 허구의 이야기인데, 절대 허구적이지 않다는 데 있어요. 주인공의 전형성은 바로 현재 살아가는 여성들의 모습을 그대로 그려내고 있고, 각종 통계와 신문기사가 소설 속에 정확히 팩트로 넘쳐나요. 그래서 소설이자 다큐로서 책을 읽게 되고, 내용을 쉽게 공감하며 읽었어요. 물론 그 속에 숨어있는 사회적 시스템은 쉽게 소비하며 읽을 수만은 없지만요.



3.

남성이든, 여성이든 성은 중요하지 않아요. '자유의지'를 갖는 인간은 성적으로 차별받지 않아야 하고, 성적 특성을 이용하지 않아야만 하지요. 태어날 때 성을 선택할 수 없기에 젠더는 특권이 될 수 없어요. 그런데 때로는 남성성으로 폭력을 자행하기도 하고, 여성성을 이용해 이익을 취하기도 하는 일이 빈번히 발생하고 있어요. 서로 부끄러운 거예요. 그런 거는.  


4.

마사 너스바움은 '혐오의 감정은 자신을 오염시킬 수 있는 것에 대한 거부'라고 보았는데, 이 혐오의 감정이 어떠한 대상과 결합하면 심각한 사회적 해악을 가져오는 거죠. 인종과 연결되면 홀로코스트가 되는 것처럼 수많은 제노사이드는 이 혐오감 때문에 일어나잖아요. 지금의 문제는 이게 젠더와 연결되고 있다는 거예요. 남성 혐오, 여성 혐오, 맘충, 한남충 등 셀 수 없이 자극적인 혐오의 말들이 넘쳐나죠.


5.

유리천장을 깨 가면서도 우리가 조심해야 할 것들이 이런 것들이에요. 성적 평등을 강조하는 과정에서 다른 성을 경멸하는 태도를 항상 조심해야 해요. 격렬한 투쟁은 부당함이 들어있는 제도와 그 부당함을 만들어내는 가치관 자체에 있는 것이지, 대상에 있는 것은 아니니까요.


[문학] 82년생 김지영 / 조남주 / 민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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