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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8. 삼국지 금낭묘계, 첩보계의 데드드롭

제갈공명의 시나리오 플래닝

by 상처입은치유자

병법의 대가 삼국지의 제갈량
그가 쓴 병법서 심서(心書)를 통해
리더십을 공부하는 상처입은치유자입니다


심서, 계비(戒備:경계하고 대비함)편을 통해
장수와 리더가 평소에 경계하고 유의하며
준비하고 대비해야 함에 대해 살펴봅니다


유비무환有備無患이라는 말을 잘 아시죠?

근데 무엇을 어떻게 준비해야하는 걸까요?

준비안된 이별만 괴로운게 아닙니다

준비없는 전쟁은 그야말로 재앙입니다




벌도 독침을 품고 사는데, 하물며 리더는?


제갈공명은 이렇게 말합니다
"벌이나 전갈 같은 작은 생명체도
자기자신을 지키기 위해 독침을 품고 사는데
하물며 사람, 조직, 국가는 오죽할까"


핵심 내용을 간단히 요약하면
'리더와 군대가 해야 할 일은

나라와 국민을 안전하게 지키기 위해
미리미리 경계하고 대비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사람을 위협하고 조직을 위기에 빠뜨리며
국가를 위험에 처하게 하는 사건들...


이런 위기에 대비하고 대처하는 방법은

보통 두 가지입니다


첫 번째: 발생 가능성이 높은 경우


예측 가능한 일을 경계하고 대비함
매뉴얼을 잘 만들어 숙지하고
부단한 연습을 통해 실전에 대비하며
조절 불가능한 변수를 최소화하여
사건발생을 애초에 예방하는 게 초점입니다


이후 동일한 사건의 재발방지로 마무리되죠
이것을 우리는 ‘올바른 정법(正法)’이라 합니다

평상시 업무 매뉴얼, 안전 교육, 정기 점검...
이런 것들이 모두 여기에 해당됩니다


두 번째: 발생 가능성은 낮지만 치명적인 경우


예측이 불가능한 일을 사전에 완벽히 대비할 수는 없습니다
이미 일어난 사건을 얼마나 빨리 처리하고
그로 인한 피해를 최소화하는 지가 초점입니다

예측불가능하니 정법만으론 대응하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임시방편의 ‘변법(變法)’이 필요합니다


하지만 이러한 변법은 문제를 해결하고 나면
정법으로 다시 돌아가는 것이 목적이지
변법 자체가 법이 되어서는 안 됩니다




금낭묘계 = 시나리오 플래닝

삼국지에서 제갈공명이 조자룡에게 주면서
위기에 봉착했을 때마다 펼쳐보라던 금낭묘계

(錦囊妙計: 비단 금, 주머니 낭, 묘할 묘, 계책 계)


마치 미래를 꿰뚫어 보는 초능력처럼 보이지만
금낭묘계는

천지인(天地人) 3차원 방정식 변수들의
전개에 따른 치밀한 시나리오 플래닝입니다

천(天): 시간의 변화, 타이밍

지(地): 공간의 변화, 환경, 상황

인(人): 인간의 심리 또는 관계 변화


현대판 금낭묘계

유언장을 작성해두는 것도
가족 간의 불화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함입니다
발생 가능성은 낮지만, 일어나면 치명적이죠


첩보영화에 자주 등장하는 클리셰가 있습니다
‘데드드롭(Dead drop)’이라고 하는데
첩보원들끼리 유사시에 특정한 비밀장소에
봉인된 정보를 숨겨놓는 것을 말합니다

금낭묘계, 유언장, 데드드롭...
모두 '만약'을 대비한 준비라는 공통점이 있죠.


교토삼굴의 지혜

교토삼굴(狡兎三窟)
꾀 많은 토끼는 굴을 세 개 판다고 하죠

모든 것을 다 대비할 수는 없으니
언제나 선택은 '큰 돌'부터

하나씩 차근차근 준비합니다

인생을 살아가면서
시나리오 플랜 세 가지 정도는
준비해 두는 것도 나쁘지 않아 보입니다




리더가 마땅히 신경써야 할 것

제갈공명의 계비편이 주는 교훈은 명확합니다

첫째, 발생 가능성이 높은 일들에는
천지인의 변화를 면밀히 체크하며 대비하고


둘째, 발생 가능성은 낮지만
치명적 결과를 초래할 수 있는 위험에는
금낭묘계 같은 비상계획을 준비해둬야 합니다


뛰어난 리더십이란
'준비된 자가 기회를 잡는 것'이기도 하지만,

더 나아가
'준비된 자가 위기를 기회로 바꾸는 것'입니다


-상처입은치유자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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