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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코칭공학자 이한주 Mar 01. 2023

집단지성을 발휘하는 회의하기

형식의 힘

  기업 리더들과 조직관리에서 겪는 어려운 이슈에 대한 타개책을 찾는 모임을 가졌다. 편안하게 대화하며 각자의 경험과 생각을 공유하여 몇 가지 기대되는 솔루션을 찾았다. 


  회의를 마무리하며 한 분이 질문했다. 

"사실 이 주제에 대해 우리끼리 토의한 적이 있었어요. 결국 우리 결론은 '그런 직원은 병원으로 보내야 한다.'였습니다.  근데 코치님과 이야기하고 나니 정말 좋은 아이디어가 나왔거든요. 무엇이 이렇게 다른 결과를 만들었을까요?"  

  나도 궁금했다. 어떻게 함께 만족할만한 결과물을 얻을 수 있었을까? 잠시 생각 후 이렇게 답했다. 

형식의 힘이네요.




집단 지성을 발휘하는 회의 형식을 소개한다. 


1. 워밍업으로 시작한다. 

  가볍게 근황이나 마음을 나누며 편안한 분위기를 만든다. 그라운드 룰을 만든다. 


2. 주제를 다룬다. 

어떻게 이 주제를 다루게 되었나요?

왜 이 주제가 중요합니까? 

현황이 어떤가요? 

무엇이 힘든가요? 

잘 해결되면 무엇이 좋을까요?

우리 일에 어떤 영향을 줍니까?


3. 원하는 결과물을 그린다. 

  현업에서 가장 간과하기 쉬운 단계지만 핵심이 여기 있다. 원하는 결과가 명확지 않으면 문제에만 매몰되기 쉽다. 문제에서 벗어나 해결책을 찾기 위한 중요 연결 고리다. 

어떤 모습을 보고 싶은가요?

사무실 문을 열고 들어갔는데 정말 흐뭇한 모습이 보입니다. 어떤 장면인가요?

회의 중에 어떤 모습을 보면 문제가 해결됐다는 것을 알 수 있을까요?


4. 원하는 결과를 얻기 위한 아이디어를 찾는다. 

  이 단계는 모두가 선수다. 원하는 것이 분명하면 방법은 쉽게 따라온다. 효과적이었던 사례, 경험을 나눈다. 토론하며 나왔던 실마리를 적극 활용한다. 사소한 아이디어, 중복된 내용이라도 존중하며 눈에 보이게 기록한다.  

어떻게 하면 그런 장면을 만들 수 있을까요?

아까 대부분이라고 말씀하셨는데 예외는 어떤 경우인가요?

효과적이었던 방법은 어떤 게 있나요?

베스트 프랙티스가 있다면?


5. 아이디어를 수렴하여 실행 계획으로 만든다. 

  도출된 아이디어들을 중요성, 용이성 두 가지 기준으로 5점 척도 평가한다. 일단 중요하면서도 쉬운 것부터 실행한다. 용이성이 먼저다. 중요하지만 실행이 어려운 것은 단계적으로 진행한다.  실행하기로 결정한 항목은 담당자와 기한을 정하여 배분한다. 


6. 간략한 소감과 각자의 실행 계획을 나눈다. 

  회의의 마무리는 리더가 아니라 참가자들이 한다. 실행의 주체는 리더가 아니라 참가자이기 때문이다. 회의를 하며 어떤 점을 배웠는지 무엇이 좋았는지 아쉬웠는지 앞으로 무엇을 언제까지 할 것인지 각 참가자가 발표한다. 




• 회의 진행자가 유념할 사항


1. 토론 단계를 염두에 두고 진행한다. 

  위 진행 방식이 너무 번거롭다고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형식이 주는 힘이 있다. 구조가 내용을 지배한다. 예를 들어 현업에서는 3번 '원하는 결과물 그리기' 단계를 스킵하는 경우가 많다. 원하는 것이 뻔히 같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실제 이야기해 보면 자신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말로 표현하기 전까지는 모호한 경우가 많다. 사람마다 원하는 그림이 다르기도 하다.  각 단계는 다음 단계로 가기 위한 기반을 제공한다. 


2. 심리적으로 안전한 환경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참가자가 어떤 말을 하더라도 인정하고 존중하며 이해했음을 표현한다. 자신의 판단을 잠시 접어두고 참가자에게 집중한다. 이 회의에서는 아무 말이나 해도 비난받거나 불이익을 당하지 않겠구나 하는 마음이 들게 만든다. 


3. 그라운드 룰은 도움이 된다. 

  간단히 한 마디씩 하게 한다. 대체로 존중하자, 전원 참여하자 등의 건설적인 의견이 나온다. 함께 정하는 회의 규칙은 참여도를 높인다. 자기가 한 말을 지키려 하기 때문이다. 


4. 무조건 존중한다. 

  아이디어 도출 시 사소한 아이디어도 비판하거나 무시해서는 안된다. 가능한 모든 의견을 판서한다. 자기 아이디어가 무시됐다고 생각하는 순간 입을 닫게 된다. 아이디어가 부적합하다면 수렴 단계에서 걸러진다. 




'회의해도 말을 안 해요. 특별히 좋은 의견이 안 나와요...'.라고 구성원을 탓하기 전에 우리 회의는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살펴보자. 혹시나 리더가 구성원들의 참여를 막고 있는 것은 아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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