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분 일기: 글쓰는 근육 키우기
내 글은 상당히 미국적이다. 20대를 남의 나라 말로 글을 써왔으니 어쩔 수 없는 일이다. 그래서 자주 수정을 하고 여러 번 고쳐 써야 한다. '글쓰는 삶을 위한 일 년'을 실천한지 30일이 지났다. 2-3일 정도 고비가 있었던 적도 있다. 하지만 끝내 밀린 숙제를 하듯 하루하루 데드라인을 지키긴 한 것 같다. 꽤나 바쁜 나날이었음에도 불구하고 30일은 해냈다. '작심삼일을 10번 정도 하니 30일이 되기는 되는구나'라는 생각이 든다.
아직 입과 잇몸이 쓰라리다. 오늘도 쑤시는 몸을 이끌고 결국 일을 해야 했지만, 오늘이 30일째라는 생각을 하니 뭔지 모르게 뿌듯하다. 이렇게 하루 하루를 쌓아가는 건가 보다. 글을 되돌아 보니, 참으로 부끄럽지만 일 년 뒤에는 나아지지 않을까라는 희망을 품어본다.
이 프로젝트를 시작한 건 좋아하는 영화 때문이었다. '줄리&줄리아'라는 영화다. 여자 주인공 줄리가 자신이 너무나 우러러 보는 줄리아라는 여성 쉐프의 프랑스 요리책을 365일 동안 요리하는 실사 영화다. 단 일 년이지만 줄리에겐 많은 변화가 일어났다. 줄리는 자신도 무엇인가 끝낼 수 있다는 자부심이 필요한 상태였고, 그 프로젝트는 그녀에게 생각보다 많은 삶의 즐거움을 주었다. 이것이 실화라서 그런지 부러운 마음에 나도 이 프로젝트를 시작해보았다. 요리로 해볼까도 생각을 해봤지만, 현실로서는 불가능하다. 아마 글쓰는 일 년을 끝낼 수 있다면 요리하는 일 년을 할지도 모르겠다. 줄리처럼 난 시작했고, 계속할 예정이다.
10분 안에 글을 쓰기란 생각보다 여간 어려운 게 아니다. 자유 연상식으로 글을 쓰다보니, 정리가 안되기도 하고, 흐름이 엉뚱한 곳으로 가 있기도 하다. 작정하고 내용을 정하고 써야할 것 같은데, 일기라고 생각하니 그렇게 하기도 싫은 게 사실이었다. 지금처럼 생각나는대로 쓰고 싶었다.
역시 근육이라는 건 쉬이 만들어지는게 아니다. 배움은 마음에 근육을 만들기에 늘 어렵고 아프다. 하지만 지나고 보면 그 근육들이 모여 나를 자유로이 걸어갈 수 있게도, 뛰어갈 수 있게도 했던 것 같다. 그러면 아픔이 자유를 만들어 주는 이상한 논리가 형성된다. 단지 그 중간에 매개체는 포기하지 않는 끈기일 테지만 말이다.
왠지 30일을 하고 보니, 60일도 할 수 있을 것 같다. 사실 쓰는 나보다, 실수투성이인 글을 읽어주는 분들이 더 대단하신 것 같다. 너그러운 마음들이 고마울 뿐이다. 오늘은 그냥 이제까지 잘 해왔다고 나 자신을 토닥이고 싶다. 아주 티끌만한 근육을 스스로 만든 것을 칭찬하며 잠들고 싶다.
2019년 01월 29일 서울
제목: 글쓰는 근육 만들기
읽어주시는 모든 분들게 감사를.
재밌는 글을 쓰는 그날까지.
오늘은 여기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