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어트를 하러 오시는 분들께는 대부분 3개월 패키지를 권해드리곤 합니다. 왜냐하면 대부분 빼고자 하는 체중이 8kg 이상이시거든요. 통상적으로 비만 치료를 해 보면 치료를 아주 잘 따라오는 분들이 일주일에 1.5kg, 보통인 분들이 1kg, 힘들어하는 분들은 0.5kg 정도 빠집니다. 그러니까 8kg 이상을 빼고자 한다면 보통인 분들은 8주, 그렇지 않은 분들은 16주 이상이 걸리죠. 그래서 3개월이면 현실적으로 가장 적절한 기간이라 생각합니다.
한 환자분이 다이어트 3개월 패키지로 순조롭게 매주 1kg 정도 감량을 하고 계셨는데, 어느 날 연락이 오셨어요. 갑자기 다른 병이 생겨 한동안 못 나올 것 같다는 이야기셨습니다. 당연히 몸의 회복이 우선이고 다이어트야 나중에 이어서 하면 될 일이라, 아프신 부분에 대해서 이런 것을 알아보시고 생활과 식습관은 이렇게 하시면 도움이 되실 거라는 말씀을 드린 후 상담을 종료했습니다.
그 후에도 종종 생각이 날 때마다 몸은 좀 어떠신지 여쭤보고는 했었는데 거의 석 달 만에 내원하셔서는, 그동안 못 오는 데도 항상 연락 주고 챙겨주셔서 감사했다며 리뷰를 남겨주셨어요. 그 리뷰 내용이 어찌나 따뜻한지, 한동안 그 리뷰 덕에 힘을 냈던 것 같습니다.
조용할 때 창밖을 보고 있으면 한참 전에 다녀가셨던 환자분들이 생각나요. 안 오시면 좋아져서 안 오시는 건지, 아니면 더 나은 치료가 필요해서 안 오시는 건지 궁금하지만 섣불리 전화해서 여쭤보기는 어렵습니다. 그냥 혼자서 궁금해하다 말지요. 때때로 한참 만에 오셔서는 "그때 한 번 침 맞고 다 나아서 안 왔지!" 하고 씩씩하게 말씀하시는 어르신들을 보면 웃음이 나기도 합니다. 괜한 걱정을 했었나 싶고요.
한의원은 일반 자영업과 다르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많으실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저도 식당이나 카페에서도 일을 한 경험이 있는데, 기본은 똑같은 것 같아요. 그저 오는 사람 한 분 한 분에게 내가 준비한 것을 잘 내드리고 친절하게 대하는 것이 기본이겠죠. 이렇게 한 사람씩 좋은 기억을 남기는 보람으로 오늘도 한의원을 합니다.